"미래 주거 트렌드의 모델이 여기 있네"

머니위크 이재경 기자 2007.11.02 12:50
글자크기

[머니위크]주목받는 3세대 주상복합

미분양이 속출하는 지방에서 뜨거운 청약열기를 보인 곳이 있다. 아산신도시에 들어서는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인 펜타포트다.
"미래 주거 트렌드의 모델이 여기 있네"


지난 24일 실시한 1순위 청약에서 평균 2.8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770가구(1ㆍ3블록)에 대한 1순위 청약접수 결과 모두 2191명의 청약자가 몰렸다. 특히 3블록 181㎡형은 8.9대1로 경쟁률이 가장 높았다. 전국적인 분양시장 침체 속에서 효자 노릇을 해 냈다.

66층으로 지어지는 3블록 6개 주택형(181~347㎡)은 모두 마감됐다. 41ㆍ45층 2개동으로 지어지는 1블록에서는 8개 주택형 중 7개가 미달됐다.



최근 3세대 주상복합이 인기를 끌고 있다. 주상복합 아파트 뿐 아니라 각종 공공시설, 공기관, 편의시설 등이 함께 들어서면서 하나의 작은 도시로 구성되기 때문이다.

다기능 복합단지 1세대는 코엑스였다. 주상복합이 아닌 상업시설 위주였다. 1980년대 교통 중심지에 주거시설과의 연계성을 고려하지 않고 상업시설 위주로만 구성했다.



그러다가 주거와 상업용도 건물이 수직적으로 분리되기 시작했다. 또 생활편의를 위한 부대시설을 갖추며 조망권이 강조된 고층 주상복합이 등장했다. 1990년부터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는 2세대 도심형 복합단지다. 최근 선을 보이고 있는 대부분의 주상복합이 이 형태를 띠고 있다.

복합단지가 더 진화했다. 편의성 중심의 주거 트랜드에서 나아가 도시 기능을 위한 모든 시설을 갖춘 미니도시 형태의 복합단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3세대 복합단지다. 주상복합이라는 건물개념에서 복합단지라는 넓은 개념으로 확장한 것. 우리나라에서 이런 단지를 처음으로 선을 보인 것은 신영의 청주 지웰시티다. 최근의 신도시 개발도 이런 방식을 택하고 있다.

3세대 주상복합단지는 기존 복합단지와 차별되는 대단위 규모와 첨단성, 고품격, 호텔형 서비스 등 단지 내에서 누리는 주거의 편리성을 갖췄다.


게다가 최적의 입지성과 탁월한 조망권을 확보하고 쇼핑·문화·여가·교육?공공 등의 다양한 서비스까지 결부해 한 장소에서 모든 업무를 해결할 수 있도록 구성된다.

일반적으로 복합단지란 일정 단지안에 주거·상업·문화·오락 기능을 압축해 복합개발해 문을 나서면 대형 백화점과 할인점 등의 쇼핑, 비지니스 시설과 문화, 오락 시설까지 누릴 수 있는 주거생활 공간을 말한다.



하지만 3세대 주상복합단지는 이런 복합단지 개념에 공공청사, 호텔, 주민공동시설, 쇼핑몰 등의 부대시설을 추가해 문화·예술·상업과 행정복합기능이 함께하는 다기능자족복합도시라고 할 수 있다.

대표적인 개발 사례에는 일본 도쿄의 롯본기힐스, 프랑스 파리의 라데팡스, 미국 뉴욕의 배터리파크시티, 독일의 미디어파크 등이 있다.

도쿄의 롯본기힐스의 경우 3만5000평 정도의 부지에 오피스를 중심으로 주상복합 아파트와 방송국, 쇼핑센터, 영화관, 미술관 등이 들어와 있는 관광명소다. '록본기힐스 투어'라는 관광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전세계에서 일평균 15만명의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



파리의 라데팡스는 250여만평의 사업부지에 건설한 대규모 복합개발단지로 유럽 최대의 비즈니스 파크인 동시에 관광명소다.

이들 복합단지는 종전의 개별 사업장단위 개발에서 벗어나 광역적으로 개발을 추진, 전체적인 계획에 의해 건물과 건물이 연결되며 시민들에게 다양한 열린 공간을 제공한다.

또 각종 도시 기능이 복합화하고 첨단건축기술과 연계된 랜드마크형 단지로 구현하고 있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국내에서 복합단지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곳은 충북 청주 지웰시티를 비롯, 경기도 화성 동탄신도시 메타폴리스, 충남 아산의 펜타포트,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 등이다.

이 가운데 청주 지웰시티는 분양성적이 썩 좋지만은 않다. 올 3월 분양을 시작했지만 계약률은 63% 정도다. 3세대 복합단지로 개발하는 곳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웰시티의 경우 49만5750㎡(15만평) 부지에 총 사업비 규모가 3조원에 달하는 미래형 복합도시로 단일 민간 업체가 추진하는 개발사업 중 사상 최대 규모다.



신영 관계자는 "지웰시티는 주거, 오락, 업무 등 모든 것을 단지 안에서 해결할 수 있는 미래형 자족단지로 복합단지 가운데에서도 가장 진보한 형태"라고 소개한 후 "아직까지는 분양률이 높지 않지만 고급수요를 계속해서 창출해 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지웰시티는 한국을 대표하는 상품이 될 것"이라며 "경제력 사회지표를 보여줄 수 있는 건축물,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물, 견학코스를 만들겠다는 게 회장의 복안"이라고 덧붙였다.

앞으로 선보일 대규모 복합단지는 시간이 갈수록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판교에서는 중심상업지구에 대규모 프로젝트 파이낸스(PF) 사업이 추진 중이다.

인천시 남구 학익동 옛 동양제철화학 공장 터에는 코엑스의 1.5배 규모의 대규모 복합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이 사업에는 싱가포르 부동산투자회사인 CDL(City Developments Limited)도 참여한다. 인천시 남구 학익동 587 일대 용현·학익구역 1블록(155만7299㎡, 47만여 평) 도시개발 사업을 통해 추진하게 된다.
"미래 주거 트렌드의 모델이 여기 있네"
복합단지는 50층짜리 5성급 호텔(700실)과 오피스 등 초고층 빌딩 3개가 중심부에 삼각형 모양으로, 명품 쇼핑몰과 멀티플렉스, 이스포츠(E-sports) 경기장 등이 좌우로 날개를 펼친 모양으로 건설될 예정이다.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에 따라 산업기능이나 관광·레저 기능을 강화한 초대형 복합단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시화 멀티테크노밸리와 송산그린시티를 개발하고 있다.

주거시설과 첨단산업 단지가 복합된 시화 멀티테크노밸리는 2016년까지 조성된다. 전체 사업부지 중 각 용지의 비율은 산업단지 22.7%, 상업시설 10%, 관광휴양 및 주거시설 2.2% 등이다.

시화호 남측 간석지 송산그린시티는 마린리조트, 자동차 테마파크, 생태레저단지, 인구 15만명 규모 택지를 갖춘 복합단지로 개발될 예정이다.



대규모 복합단지의 투자가치는 어느 정도일까.

우선 복합단지에 들어서는 주상복합아파트들은 분양가가 높다. 대부분 고분양가 논란을 한 번 이상씩 겪은 후 분양에 돌입했다. 그만큼 '대중적인 박리다매 상품'은 아니라는 것이다. 실수요자들보다 투자자들이 더 많이 모이게 돼 있다.

반면 가격상승에 따른 투자수익에 대한 기대치는 크게 달라진 상황이다. 지난 해 말 또는 올 초만 해도 '사놓기만 하면 값이 뛰어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팽배했다.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도 "평당 2000만원을 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자신있어 했다.



그러나 상황이 급변했다. 보유세 부담이 늘었고,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부담도 증가했다. 부동산 거래가 침체했고, 은행에서 받는 대출에 대한 규제도 강화했다. 대형 아파트 수요도 급감했다. 당장 투자차익을 크게 노린다는 것이 어렵게 됐다.

또 대규모 단지들이 서울에서 떨어져 있어 전세수요가 많지 않다는 것도 유념해야 한다. 전세를 끼고 집을 마련하는 것이 수월치 않을 수도 있다.

반면 주거환경이 우수하다는 것은 장기적으로 큰 장점이 될 전망이다. 대규모 복합단지들은 대규모 단지설계를 한 번에 하기 때문에 주거환경이 쾌적하다. 녹지율도 높은 편이다.



주거 뿐 아니라 교육, 문화, 업무, 생활 등 제반 환경이 모두 갖춰진 자족형 단지라는 점도 생활의 편의성을 높혀준다.

첨단성과 고품격, 주거 생활의 편리성에다 경제적 효율성까지 갖춘 복합단지의 진화는 계속되고 있어 향후 그 프리미엄은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