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커 야즈 "STX에 전략적 대응"

머니투데이 박준식 기자 2007.10.24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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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르트센 CEO "모든 정보 모아 양자택일 선택해야"

유럽 최대조선사인 아커 야즈의 최고경영자(CEO)인 스베인 시베르트센이 STX (7,630원 ▼140 -1.80%)그룹의 지분인수와 관련, "전략적 선택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24일 톰슨 파이낸셜 등 외신에 따르면 시베르트센은 이와 관련, "우리는 이제 아커야즈의 가치를 최대한 높이기 위한 전략적 양자택일의 선택 앞에 놓였다"며 "가능한 모든 관계정보를 모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STX의 지분매입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에 진의를 밝히기 전까지 대응을 유보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조선업계는 STX가 차후 추가적으로 지분매입에 나서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강덕수 STX 회장은 "아커 야즈는 세계 조선업계의 리더"라며 "STX의 지분매입은 매력적인 산업분야에서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실질적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노르웨이 오슬로 증시에 상장된 아커 야즈의 주가는 전날보다 21.3%(2.77달러 ) 폭등한 15.97달러에 마감됐다. STX의 지분(39.2%) 매수가 주재료였다.

이전일까지 노르웨이 증시에서 ABG증권사를 통해 아커 야즈 주식을 블록딜 방식으로 사들이는 주체가 있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주인공의 실체는 지난 23일에야 수주량 기준 세계 5위의 조선사인 STX로 밝혀졌다. 때문에 경영권의 향배를 두고 관심이 급증한 투자자들이 주식매집에 나선 것이다.

STX는 투자목적이 "경영권과 무관하다"고 밝혔지만 시장은 긴장한 아커 야즈 현 경영진과 노르웨이 당국의 표정을 폭등한 주가로 반영했다. 같은 날 우리나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STX조선과 관계사들의 주가도 일제히 상한선까지 올랐다.


아커 야즈가 전략적 대응방침을 밝혔지만 STX가 최대주주 자리를 뺏길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블록딜 이후 남은 기관물량이 19.6%에 지나지 않아 STX의 현 지분을 넘어서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아커 야즈를 원하는 다른 주체가 이론적으로는 남은 기관 물량에 유통물량(41.2%) 중 19.3%만 확보하면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시장에서 사들일 경우 수급에 의해 가격이 폭등해 왠만한 자금력으로는 지분인수가 불가능하다.

스베인 시베르트센 아커 야즈 CEO 역시 모든 정보를 모으겠다면서도 "이사회의 주요임무는 모든 주주들의 이익을 고려하는 것"이라며 STX에 대해 우호적인 뉘앙스를 남겼다.

한편 이 문제와 관련, 노르디아 증권(런던)의 애널리스트인 장 시그워드 소르젠센은 "아커 야즈의 크루즈선 부문은 STX에게 매우 매력적"이라며 "(한국 같은) 이머징 마켓은 경제가 성장중이라 소비시장에 맞는 크루즈선 사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지난 7월 이후 아커 야즈 주가 폭락의 주원인이 된 페리프로젝트가 끝나면 사업 포트폴리오는 더 매력적으로 변하고 이익도 늘어날 것"이라며 "STX의 지분인수 가격(8억 달러)는 적당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STX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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