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타기'는 물먹는 지름길

김중근 매버릭 코리아 대표 2007.10.22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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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자들의 투자 습관

심리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인간은 이익을 얻었을 때의 기쁨에 비하여 손해를 보았을 때 입는 심리적인 충격의 세기가 2배 이상 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러니 손해가 났을 때 사람들은 충격에 휩싸인 나머지 종종 비이성적인 행동을 하거나 즉흥적이고 충동적인 의사결정을 해버리는 경우도 많다. 그러므로 인간의 심리를 최대한 배제하고 추세에 따라 기계적으로 매매한다면 오히려 효과적이 될 수 있다. 손해가 나건 이익이 나건 상관없이 일정한 기준에 따라 묵묵히, 꾸준히 매매한다면 분명 전체적으로 수익이 나리라는 것이 요즘 유행하고 있는 시스템 거래의 믿음이다.

아무리 시스템을 잘 짜더라도 그 가운데에는 손해를 보는 거래도 있을 터이고, 수익을 낸 거래도 있을 터. 하지만 손해는 적게 보고, 수익을 많이 내어서 전체적으로 플러스의 합계를 내고자 하는 것이 시스템 거래의 목표이다.



그런데 이런 시스템 거래와는 달리 일반 투자자의 경우는 그야말로 즉흥적으로 거래하는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인간의 심리를 한껏 드러내는 매매인 셈이다. 덜컥 주식을 샀는데, 그 주식이 매수한 가격보다 하락하였다면 이들은 절대로 그 주식을 팔지 않는다. 왜냐하면 주식을 팔고, 손해를 확정하여서 얻을 마음의 충격이 크기 때문이다. 이들은 주가가 본전에 이를 때까지 악착같이 팔지 않고 보유하기로 작정한다.

더구나 더 나쁜 행위는 매수한 가격보다 주가가 하락하였을 때, 평균 매수단가를 낮추려는 목적에서 주식을 추가로 더 사들이는 것이다. 소위 '물을 타는일'이다. 국이나 찌개를 끓였는데 소금을 너무 많이 넣어 짤 경우, 거기에 물을 타서 묽게 만드는 것처럼 주가가 하락할 때 자꾸 추가로 매수하여 평균매수단가를 낮추는 행위가 물을 타는 일이다.



그러나 한번 물을 타기 시작하면 계속 평균매수단가에 연연하게 된다. 1만원에 산 주식이 9000원으로 하락하면 9000원에 추가로 매수하여 평균매수단가를 9500원으로 만들고, 그러다가 주가가 더 하락하여 8000원으로 밀리면 이번에도 또 더 사들여 평균매수단가를 9000원으로 낮추는 식의 일을 반복하게 된다. 주가가 반등하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할지 모르지만, 그렇지 않다. 이미 주가는 1만원에서 9000원으로, 다시 8000원으로 줄곧 하락하고 있으며 그러기에 추세는 하락세로 기울었는데 그런 주식을 계속 붙들고 있어보았자 위험만 커질 따름이다.

미국의 증시 격언에 “실패하는 투자자들이 손해 보는 주식에 단가를 낮춘다(Losers average los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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