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아침이 두려운 남자?!

윤율로 연합비뇨기과 원장 2007.11.09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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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남성의 상징은 힘으로 표현되어 왔다. 이 역시 지난 시간에 언급했던 호르몬의 역할이 매우 크다. 반대로 에스트로겐이 여성의 나긋나긋함과 부드러운 곡선의 느낌을 살린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헌데 요즘 '고개 숙인 남성'이란 단어를 쉽게 들을 수 있다. 이는 밤을 지배하는 남성의 힘이 약화되었다는 것. 이 때문인지 몸에 좋다는 건강보조식품은 모두 꿰뚫고 있는 남성들이 많다. 경제성장으로 인해 식생활이 개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력에 좋다면 무주구천 동에서 뱀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이고, 듣기에도 거북한 굼벵이, 지렁이 등을 눈 딱 감고 섭생하기도 한다. 경제성장은 우리의 건강상태를 매우 호전시킨 반면, 과도한 스트레스를 야기시켜 고개 숙인 남성의 증가에 크게 일조하기도 했다.

남성은 여성과는 달리 성행위에서 해부학적이나 생리학적으로 더욱 역동적이며 적극적이어야 하기 때문에 힘의 변화를 빨리 느끼게 되는데 이는 40대 이후의 남성들이 자주 토로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그 중 많은 남성들이 중요하게 여기고 가장 고민하는 것이 새벽발기다. 요즘 통 새벽에 텐트 치는 일이 없어져서 큰일 났다는 이야기인데, 이러한 현상은 발기부전환자 진단 시 가장 우선시 되는 질문으로서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새벽발기는 새벽이면 방광에 소변이 차서 발기신경이 자극되어 나타나기도 하지만 이것이 주된 원인은 아니다. 남성의 경우, 밤이면 3-5회 정도 무의식적인 발기가 일어나게 되는데 새벽발기란 이 과정의 가장 마지막 단계의 발기로서 남성이 잠을 깨어서도 볼 수 있는 것이다.



발기에는 3가지 종류가 있다. 심인성 발기(에로틱한 생각을 했을 때 발생되는 발기), 말초성 발기(척추손상환자에서 말초기관의 자극만으로 발생되는 발기) 그리고 앞서 이야기한 무의식적 수면 중 발기이다. 무의식적으로 수면 중에 일어나는 발기는 심인성 발기부전과 기질적 발기부전을 감별진단 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단서가 되는데 이 현상이 수면 중에 발생한다는 사실이 생각할수록 신기하다. 발기현상 또한 매우 신기한 생리적 현상인데, 발기조직은 순수한 혈관조직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이 혈관조직의 중요한 구성성분인 평활근이 심리적인 자극 또는 말초기관의 자극과 같은 에로틱한 자극을 받게 되면 특정한 생리물질의 작용으로 늘어나게 된다.

여기에 2차적으로 음경 발기조직의 한정된 공간으로 혈류가 가득 차므로 압력이 증가하여 무엇이든 뚫을 수 있도록 단단한 무기로 변하게 되는 것이다. 평상시에 평온을 유지하더라도 이와 같은 과정이 밤 중에 3-5회 무의식적인 상태에서 정기적으로 일어나 일정한 기능을 유지하는 것은 놀라운 조물주의 섭리라고 할 수 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혈관조직의 평활근에 작용하는 생리물질(cGMP)은 PDE5 (포스포디에스터라제5)라는 효소에 의해 분해되는데 이 과정을 억제해서 혈중 생리물질(cGM)의 농도를 높여 발기력과 강직도를 증가시켜주는 약물이 바로 비아그라이다. 이 약물의 의학적 발견은 대단한 결과를 초래해서 그 동안 각종 보양식을 먹어서 해결 할 수 없었던 발기부전 치료에 놀라만 한 성과를 가지고 왔다.



혈관조직의 평활근은 우리의 건강지표로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한다. 즉 발기조직자체가 혈관덩어리이기 때문에 발기부전의 유발은 혈관의 변화를 제일 먼저 알려주는 지표 자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 죽상동맥 경화증, 고혈압 및 심장병의 발생 및 악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발기부전을 나이가 들어서 그러려니 하고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또한 최근 연구에 의하면 단지 발기부전의 여부뿐 아니라 발기의 단단한 정도 즉 강직도에 따라서 성생활의 만족도, 부부간에 느끼는 로맨스의 정도 및 건강의 척도가 비례한다고 한다. 그러므로 남성의 힘 자체를 단지 속물들의 관심으로만 치부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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