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빠진 'PC그린'…멀고먼 무료백신

머니투데이 성연광 기자 2007.10.11 14:44
글자크기

네이버 실시간 감시기능 철회...보안업체에 플랫폼 개방 제안

네이버가 현재 서비스 준비중인 무료백신인 'PC그린'에서 '실시간 감시기능' 을 빼버리기로 방침을 결정했다.

실시간 감시기능은 이용자가 메일 수신 혹은 인터넷 서핑과정에서 PC로 침투하는 악성코드를 실시간으로 진단,치료할 수 있는 기능으로, 네이버의 차기 무료백신 'PC그린'의 핵심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이번 프로젝트의 백지화를 의미한다.

11일 NHN (188,600원 ▲300 +0.16%) 관계자는 "네이버의 PC그린 서비스 가운데 보안업체와의 상생차원에서 '실시간감시기능'을 제외키로 내부 방침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NHN은 그동안 툴바형태로 제공해왔던 무료백신으로는 이용자보호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포털 최초로 실시간감시기능이 탑재된 'PC그린' 서비스를 준비해왔다.

이후 지난 9월 실제 비공개 베타 테스트에 돌입했으나, '시장질서' 교란 등의 이유로 안철수연구소 (66,500원 ▲2,000 +3.10%)의 거센 반발에 부딪치고 말았다.



결국 이번 네이버의 결정은 보안업계의 '산업 논리'에 '이용자 보호' 라는 명분이 밀려버린 형국이다.

더욱이 네이버는 지난 10일자로 1차 비공개 베타테스트까지 끝내놓은 상황이어서, 여기에 참가했던 테스터들은 물론 공개 서비스를 기다려왔던 이용자들의 비난을 피할 수 없게됐다.

이와 관련, 이달 15일부터 또다시 시작되는 2차 베타 테스트에서는 '실시간 감시기능'이 제외된 수동 PC보안 서비스를 제공될 가능성이 높다.


수동 PC보안 서비스는 이용자가 직접 프로그램창을 열고 수동적으로 PC를 진단, 악성코드를 치료할 수 있는 기능으로, 이는 사실상 네이버가 지난해부터 자사 툴바를 통해 제공해왔던 것과 크게 다르지않다. 그러나 이같은 버전은 악성코드에 감염된 이후에나 치료가 가능해 '사후 약처방'식 대책이라는 점에서 '반쪽짜리' 무료백신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다만, NHN은 실시간 감시기능이 제공된 PC그린 버전도 유료로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 경우, 자체적인 서비스가 아닌 국내 보안업체들에게 문호를 개방한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안철수연구소나 하우리, 바이러스체이서 등 국내 보안업체들과 협력해 네이버의 PC그린 플랫폼을 통해 실시간감시기능 탑재버전이 제공될 수 있도록 고려중"이라며 "이를 통해 이용자들이 현재 전문업체들의 유료백신을 직접 선택해 시중가보다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해 NHN은 최근 안철수연구소 등 보안업체들에게 이같은 내용의 협력방안을 제안했다. 그러나 안철수연구소 등은 이같은 NHN의 제안에 대해 내부의견을 취합해 입장을 정리할 계획이다.

어찌됐든 국내 포털 최초의 '완전 무료백신' 등장은 또다시 훗날의 일로 미뤄졌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