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회장 20대딸, 롯데계열사 주주로

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 김은령 기자 2007.10.07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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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재산분배중..신영자 부사장도 주식늘려-동생도 분가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의 40여살 터울 두 딸이 음식료 관련 계열사 주식을 새로 넘겨받는 등 그룹의 재산분배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 회장의 딸들인 영자씨(65, 롯데쇼핑 부사장)와 유미씨(23)가 롯데후레쉬델리카 지분 9.31%(각각 35만주)씩을 보유하게 됐다. 롯데 관계사인 미씨이물산과 후지식품이 지분을 두 사람에게 넘겨줬기 때문이다.



신 부사장은 지난 4월 10만주를 넘겨받은데 이어 또다시 25만주를 추가취득했고 유미씨는 35만주를 이번에 처음으로 갖게 됐다.

신 부사장은 롯데쇼핑 등의 임원으로 활발히 활동을 해온데 비해 유미씨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왔던 인물이다. 그녀는 올해 85세인 신 회장이 환갑 이후에 본 자식으로 알려져있다.



이들은 롯데후레쉬델리카(식품 가공.제조.판매업체)를 한주당 2560원씩 쳐서 넘겨받아 각각의 취득 총액은 8억6000여만원에 달한다.

이와 관련 롯데후레쉬델리카를 92억원 정도(주식총액)의 회사로 평가해 헐값에 넘겨줬다는 견해도 나온다. 지난 99년 설립된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액 262억원에 2885만원의 순익을 올리는데 그쳤지만 롯데쇼핑, 롯데상사, 롯데삼강 등 롯데계열사와의 거래로 주로 매출을 올리기 때문에 안정적 순익이 가능한 회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롯데후레쉬델리카의 또다른 주주들은 호텔롯데, 호남석유화학(이상 각각 27.13%), 롯데제과, 롯데칠성, 롯데삼강(각각 9.04%) 등이어서 상장 계열사라면 보유주식의 가치가 과소평가돼 회사의 가치에도 악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

이에 따라 롯데그룹의 부당내부거래와 관련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결과와 맞물리며 관심도 커지고 있다. 공정위는 시민단체인 경제개혁연대의 요청에 따라 롯데시네마가 극장 내 매점사업을 시네마통상과 유원실업에 위탁하는 방식으로 물량 몰아주기를 했는지를 가리기 위한 현장조사를 마쳤고 현재 관련 법률 검토를 진행 중이다. 시네마통상과 유원실업은 각각 신영자 부사장과 신유미씨의 친인척이 대주주이거나 경영에 관여하는 회사들이다.


롯데그룹 친족간의 주식분배는 올해 초부터 꾸준히 진행돼 왔다. 신격호 회장의 친동생인 신준호 롯데우유 회장은 롯데우유를 롯데그룹에서 계열분리하면서 지분정리를 최종 마무리했다.

또 롯데그룹은 지분 정리 문제는 아니지만 친족 회사인 롯데관광개발과도 롯데라는 상호의 계속 사용 허용 문제를 두고 법정공방을 벌이고 있다. 롯데관광개발은 신격호 회장의 여동생 부부(김기병 회장-신정희씨)가 대주주인 회사다.



증권업계에서는 신격호 회장의 아들인 신동빈 부회장이 그룹 경영의 전면에 나서면서 친인척 문제에 대한 정리에 나선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사업 경계와 가족간의 문제에 대한 경계가 부딪쳐 이참에 확실히 선을 그어두는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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