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본격적으로 다시 뛴다!

오승주,김동하,전병윤,홍혜영 기자 2007.10.02 16:36
글자크기

운용사 대표·본부장 의견 종합… 실적·유동성에 대북 호재 '덤'

"증시가 전고점을 넘어서기 위해선 펀더멘탈보다 감성적 요인이 필요하다. 남북정상회담이 이런 역할을 할 것이다."

"조정이 끝나고 본격적인 재상승 국면에 접어들었다."

자산운용사 대표와 주식운용본부장들은 개천절을 앞두고 새 하늘을 연 국내 증시에 대해 낙관적 전망을 내놨다. 국내 기업의 3분기 기업실적이 예상보다 좋고 글로벌 유동성이 뒷받침하고 있는데다 남북정상회담도 투자심리에 우호적이어서 지수를 끌어올릴 '힘'이 강해지고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대표는 2일 "국내 증시가 서브 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 담보대출) 부실로 인한 파장 때문에 올해 안으로 전고점 돌파가 힘들 것으로 봤다"며 "하지만 남북정상회담이 특히 외국인의 투자심리에 상당히 우호적으로 작용해 사상 최고치 돌파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원일 알리안츠자산운용 대표는 "과거 북한이 미사일 발사 실험을 했을 때 외국인들이 '과민반응'했던 것을 감안하면 외국인의 이날 6000억원이 넘는 순매수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모습"이라며 "더구나 글로벌 중앙은행들도 서브 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 담보대출) 부실을 잠재우기 위해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는 상황도 향후 국내 증시의 상승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상회담 자체가 펀더멘탈의 변화를 주지 않지만 외국인들의 투자 심리를 안정화시키는 '보이지 않는' 효과들이 적지 않을 것이란 판단이다.

김영일 한화투신운용 주식운용 본부장은 미국발 신용경색 우려가 수그러들면서 상승 분위기로 전환되고 있어 재상승 국면에 들어섰다고 전망했다.

김 본부장은 "최근 서브 프라임 부실이 진정됐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글로벌 증시의 오름세가 강화되고 있다"며 "한국증시가 아시아 지수의 상승세에 다소 뒤늦게 동참하는 경향을 감안하면 앞으로 사상 최고치 경신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원기 KB자산운용 대표도 전세계 주식시장의 저력이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어 투자자들도 이에 동참할 것을 주문했다. 이 대표는 "중국은 물론이고 서브프라임 이슈로 고전했던 미국마저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전세계 증시가 다시 한번 호황으로 치닫고 있다"며 "한국은 다른나라에 비하면 점잖게 상승하는 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이 전세계 증시 상승의 예외가 될 수는 없으며, 상승여력은 다른 나라보다 더 커 보인다"며 국내 증시의 장기 전망에 대한 낙관론을 견지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펀더멘탈이 아닌 돈이 증시로 몰려 오르는 양상이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시됐다.

이재현 KTB자산운용 주식운용 본부장은 "시장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고 사상 최고치 경신은 의미 있는 일"이라며 "하지만 실적이 지속적으로 뒷받침 돼야하는 만큼 조심스럽게 볼 필요도 있다"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펀더멘털로 보면 강세장만으로 이끌 상황은 아니다"라며 "시장이 상승할 때 긴장된 마음으로 접근해야 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특히 최근 2000재탈환 및 사상 최고치 경신은 그동안 주춤했던 IT와 은행주가 최근 상승세를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지만 지속적인 상승을 이끌 만큼 모멘텀이 부족해 증시 강도가 약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양정원 삼성투신운용 본부장은 올해까지 상승전망이 밝다고 내다봤다. 그는 "경기사이클의 상승세, 기업실적 호전 등도 좋지만 우선 유동성이 뒷받침 돼서 오른 장"이라며 "금리가 낮은 상황에서 자금이 잔뜩 풀려 있는 데다 돈이 주식 외에 마땅히 갈 데가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서 금리를 인하한 효과가 연말까지 지속될 것이란 설명이다.

펀드매니저들은 향후 주도주로 올해 증시를 이끈 철강과 건설, 기계, 조선 등이 재차 부각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영일 본부장은 "관련 산업의 글로벌 전망이 밝고 해당 기업들의 실적이 좋아 상승기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본다"면서 "금융주에선 종목별 순환 차원에서 그동안 저평가된 은행주를 눈여겨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원일 대표도 중국 경제의 호황에 따라 철강 조선 기계장비업종이 과거 일본이 누리던 혜택을 볼 것으로 봤다. 이 대표는 "국내 기업들은 앞으로 실적에 따라 주가 양극화 현상을 보일 것"이라며 "다만 자동차와 전기전자는 실적이 상대적으로 불투명해 고전이 예상되 금융업종에선 자본시장통합법의 수혜가 예상되는 증권이 은행보다 투자매력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