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베어스턴스 인수' 이번엔 성사?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7.09.27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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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의 베어스턴스 인수설이 또다시 증시를 달궜다. 이번에는 한발 정도 더 나갔다.

워런 버핏 버크셔 헤더웨이 회장을 포함한 다수의 투자자들이 베어스턴스 지분 20%를 인수하기 위해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뉴욕타임즈 인터넷판이 26일(현지시간)보도했다.

베어스턴스 매각설은 새로운 것이 아니지만, 지분매각 규모나 투자자를 구체적으로 적시했다는 점에서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뉴욕타임즈는 워런 버핏 외에 베어스턴스 지분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는 투자자로는 뱅크오프 아메리카, 와코비아 은행과 중국의 시틱그룹, 건설은행 등이 포함돼 있다고 협상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베어스턴스는 지난6월 서브프라임 모기지채권에 투자했던 계열 헤지펀드 2개가 파산한 이후 경영난에 시달려 왔다. 주가 역시 연초 180달러 선에서 지난달초 100달러선까지 급락했다.
지난주에는 3분기 순익이 전년 대비 61% 급감했다고 발표, 시장에 충격을 주기도 했다.



그러나 채권과 주식 분야에서 국제적 명성을 쌓아왔고 자기자본을 활용한 공격적 투자에서도 장점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어 대형 금융기관과 헤지펀드 등 투자자들의 좋은 '멋잇감'으로 여겨져 왔다.

워런 버핏의 인수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버핏은 케인회장과 언제든 전화를 직접 주고받는 각별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매각설이 돌때마다 버핏이 거론되고, 현재도 가장 강력한 인수후보인 것도 이때문이다.

가치 투자의 귀재이자 월가의 살아있는 신화로 불리는 워런 버핏이 지분을 일부 인수할 경우, 예전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분투하고 있는 제임스 케인회장에게는 큰 힘이 될수 있다. 투자자들 역시 베어스턴스 주가가 지나치게 저평가 됐다는 점을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전망이다. 베어스턴스 주가는 이날 급등에도 불구하고 장부가치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그러나 베어스턴스 설립자이자 회장인 제임스 케인이 외부투자를 유치할때 최고 40% 이상 프리미엄을 요구해 왔다는 점을 들어 가격을 둘러싼 견해차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뉴욕타임즈는 전했다.

이번 협상에서도 투자자들은 현재 주가수준에서 지분을 매입하기를 원하는 반면 케인회장은 최소 20%의 프리미엄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주식의 40%를 보유한 직원들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점도 최종 계약성사가 발표되기까지 넘어야 할 벽이다.



구체적인 거래 조건이나 방식은 전해지지 않았지만 뱅크오브 아메리카가 컨트리와이드 지분을 인수했던 방식과 마찬가지로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한 지분확보 방식이 될것으로 뉴욕타임즈는 전했다.

CNBC는 뉴욕타임즈의 보도를 인용하면서 버핏의 베어스턴스 인수설을 전하면서, 인수협상이 무산될 경우 물어야 할 위약금만 1억달러를 넘는다는 월가의 관측을 전하기도 했다.

단순한 '설' 수준을 넘어 거래방식과 지분규모, 인수주체 등 면에서 버핏의 베어스턴스 인수가 조만간 현실화할 것으로 월가는 전망하는 분위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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