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달러'..배경과 전망은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2007.09.26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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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가 위기를 맞고 있다.

미국 경기 침체를 알리는 지표 발표가 러시를 이루면서 달러화 급락이 그치지 않고 있다. 유로화에 대해서는 연일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고 엔화에 대해서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경기 침체를 우려,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는 소문에 약달러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 추가 금리 인하가 최대 변수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8월 내구재 주문이 4%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미국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증폭됐고 이 같은 우려가 달러화 약세로 직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앞서 25일 발표된 미국의 8월 기존 주택 판매와 9월 소비자 신뢰지수는 각각 5년래 최저, 1년래 최저로 떨어졌다.

잇달은 우울한 지표 발표에 FRB는 추가 금리 인하를 고려 중이다. 이미 지난 18일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하한 FRB가 10월말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도 금리를 다시 인하할 경우, 약달러 움직임은 급물살을 탈 수밖에 없다.

24일 전세계적인 경기 침체가 우려된다는 국제통화기금(IMF)의 반기 보고서도 이런 흐름에 불을 지폈다. IMF는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로 인한 신용 위기가 전세계 경기를 둔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표 악화와 기업들의 실적 부진 전망, IMF의 경기 둔화 우려 등은 미국 경기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이에 엔화를 빌려 뉴욕 증시에 투자하는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딜레마의 FRB

이날 아시아 주요 증시는 미국의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일제히 상승했다. 지표 악화도 추가적인 '버냉키 풋'에 대한 기대를 꺾진 못하는 눈치다.

하지만 추가 금리 인하가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것이란 경고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추가 금리 인하가 시기상조라고 강조했다.

플로서 총재는 25일 지표 약세가 눈에 띄지만 아직 추가 금리 인하를 결정하기에는 부족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금리 인하가 고유가와 풍부한 시장 유동성, 고임금 등과 함께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것이라며 결국 FRB가 다시 금리를 인상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금리 인하가 경기 침체를 되돌려세울지 아니면 인플레이션을 부추킬지 아직은 알 수 없지만 FRB가 두 갈래 길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 끝은 어디?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유로 환율은 내구재 주문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장중 1.4162달러까지 떨어지며 다시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달러/유로 환율은 오후 4시 현재 1.4127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5일째 달러/유로 환율 상승세(달러 가치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달러화는 유로화가 환율시장에 거래되기 시작한 1999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내리막길의 끝은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연내 1유로당 1.5달러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견하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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