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달러, 세계주요 증시 지배한다

머니투데이 김유림 기자 2007.09.21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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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 나스닥 최대주주, 카타르 LSE 지분 20% 인수

아랍에미리트(UAE)의 두바이와 카타르가 20일(현지시간) 서방 선진국 주요 증시의 지분을 잇따라 매입했다.

오일 머니의 세계 자본 시장 장악으로 볼 수 있는 만큼 미국의 반발이 예상된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선진국들은 최근 중국과 중동 등 이머징마켓 국가들이 국부펀드를 동원해 주요 기업과 기간산업에 대한 인수합병(M&A)에 나서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두바이증권거래소는 20일 미국 나스닥증권거래소 지분 20%를 주당 41.04달러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는 나스닥 전일 종가에 14%의 프리미엄이 붙은 금액이다. 두바이증권거래소는 또 나스닥이 보유한 런던증권거래소 지분 28%도 주당 14.14파운드에 매입키로 했다.

나스닥은 그 대가로 두바이증권거래소가 보유했던 OMX그룹의 지분을 넘겨받는다.



이로써 두바이증권거래소를 소유하고 있는 두바이정부는 나스닥의 1대 주주로 등극하는 한편 미국 증권거래소의 지분을 보유한 최초의 중동 국가가 됐다.

두바이와 중동지역 금융허브를 놓고 경쟁하고 있는 카타르도 이날 런던증권거래소 지분 20%를 인수, 두바이에 맞불을 지폈다. 카타르는 OMX의 지분 10%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런던증권거래소는 지분의 절반이 두바이와 카타르, 중동 국가로 넘어가게 됐다.

UAE의 최대 토후국인 아부다비도 이날 세계 최대 사모펀드 중 하나인 칼라일 그룹의 지분 7.5% 인수를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아부다비의 투자회사인 무바달라는 13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지분 7.5%를 인수하기로 했다.


미국은 벌써부터 국가 안보에 위해가 될 소지가 있는지 검토하겠다며 강공을 준비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이번 계약이 국가 안보에 미칠 함의가 있는지 살펴보게 될 것"이라며 "진행과정에 불편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두바이증권거래소의 나스닥 인수 계약이 자칫 국영기업 두바이포트월드(DPW) 사태를 닮을 수 있다는 우려섞인 전망도 나온다. DPW는 지난해 미국 주요 항만의 운영권을 인수했다가 미국 의회와 정부 반발에 부딪쳐 결국 AIG그룹에 재매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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