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속칭 '장하성 펀드'로 불리는 라자드기업지배구조개선펀드가 국내증시에 회오리를 몰고 왔지만, 대부분 외국계 기관에 국내기관 한 두곳만 참여하고 있을 뿐, 한국의 '개미'들에게는 '강 건너 불구경'일 뿐이다.
투자의 벤치마크 대상으로 여겨지는 미국 최대 연기금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캘퍼스, CalPERS). 이 곳에서 활용한 160여개의 다양한 투자전략 중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린 전략이 바로 지배구조개선 전략이며, 3년 누적수익률은 35.7%에 달한다.
바로 알리안츠자산운용의 기업가치향상장기주식G-1펀드. 이름만 보면 SRI펀드와 비슷하지만, 투자철학은 정반대다. SRI펀드는 좋은 지배구조를 가진 기업에 투자한다면, 이 펀드는 지배구조가 '좋지 않은' 기업을 골라 '좋은 기업'으로 만드는 것이 초점이다.
펀드평가회사 제로인에 따르면 이 펀드의 수익률은 지난해 8월 설정일 이후 71.29%로 벤치마크(33.70%) 대비 37.59%의 초과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1년 수익률도 61.23%로 벤치마크 33.10%의 두배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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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공모펀드의 경우 지난해 8월 설정돼 1년이 넘었지만 아직 수탁액은 클래스A가 578억원, 클래스C가 396억원으로 총 974억원에 불과하다.
현재까지 주된 투자종목은 FnC코오롱 (0원 %),효성 (52,200원 ▲1,200 +2.35%),현대중공업 (198,300원 ▲7,300 +3.82%),동아제약 (125,600원 ▲1,400 +1.13%), 대한제분 (138,000원 ▼1,100 -0.79%),영원무역 (89,100원 ▼800 -0.89%) 등. 실제 알리안츠는 2004년 실적이 140여억원의 적자를 기록하였다는 공시가 나온 지 불과 한달 뒤인 2005년 3월 14일 FnC코오롱이 보유중이던 자사주 105만5370주(8.79%)를 65억원에 장외거래 방식으로 매입했다.
펀드는 당시 FnC코오롱 경영진과의 협의를 통해 자사주를 인수했으며, 이후 이 회사는 2005년, 2006년도에 각각 263억, 297억원으로 영업이익의 턴어라운드를 이뤘다. 주가 상승률은 400%를 넘는다.
알리안츠자산운용 관계자는 "올해말에서 내년초부터 투자기업의 주주총회에서 우리의 제안을 적극 행사할 것"이라며 "펀드 포트폴리오의 30%만을 지배구조개선에 투자하고, 70%는 일반 가치주펀드처럼 운용하는 만큼, 안정성도 높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