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말 하는' 공모펀드, 어디 없나요?

머니투데이 김동하 기자 2007.09.17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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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안츠 기업가치향상주식, 지배구조개선 '공모펀드'유일

'지배구조 개선'. 많은 개인 주식투자자나 펀드투자자들에게는 아직 '남의 얘기'다.

지난해부터 속칭 '장하성 펀드'로 불리는 라자드기업지배구조개선펀드가 국내증시에 회오리를 몰고 왔지만, 대부분 외국계 기관에 국내기관 한 두곳만 참여하고 있을 뿐, 한국의 '개미'들에게는 '강 건너 불구경'일 뿐이다.

투자의 벤치마크 대상으로 여겨지는 미국 최대 연기금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캘퍼스, CalPERS). 이 곳에서 활용한 160여개의 다양한 투자전략 중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린 전략이 바로 지배구조개선 전략이며, 3년 누적수익률은 35.7%에 달한다.



그러나 국내에서도 지배구조개선에 대한 투지로 무장한 채 묵묵히 개미들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펀드가 있다.

바로 알리안츠자산운용의 기업가치향상장기주식G-1펀드. 이름만 보면 SRI펀드와 비슷하지만, 투자철학은 정반대다. SRI펀드는 좋은 지배구조를 가진 기업에 투자한다면, 이 펀드는 지배구조가 '좋지 않은' 기업을 골라 '좋은 기업'으로 만드는 것이 초점이다.



주된 투자대상은 소위 '땅부자'기업이나, '현금부자'기업. 상장기업이 영업과 무관한 현금이나 현금성 자산, 비업무용 토지를 보유해 자기자본이익률(ROE)개선을 도모하지 못할 경우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한다는 전략이다.

펀드평가회사 제로인에 따르면 이 펀드의 수익률은 지난해 8월 설정일 이후 71.29%로 벤치마크(33.70%) 대비 37.59%의 초과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1년 수익률도 61.23%로 벤치마크 33.10%의 두배에 달한다.

'할말 하는' 공모펀드, 어디 없나요?


알리안츠자산운용은 그 이유로 사모형태로 3년 넘게 운용한 노하우를 자랑한다. 알리안츠운용은 지난 2004년 6월부터 국내에서 최초로 시작된 사모 지배구조 개선 펀드 공모펀드와는 별도로 6000억원을 운용하고 있다. 국민연금으로부터 수년간 1400억원을 받아 운용중이며, 1000원으로 시작한 기준가는 3000원을 넘어섰다.


다만 공모펀드의 경우 지난해 8월 설정돼 1년이 넘었지만 아직 수탁액은 클래스A가 578억원, 클래스C가 396억원으로 총 974억원에 불과하다.

현재까지 주된 투자종목은 FnC코오롱 (0원 %),효성 (52,200원 ▲1,200 +2.35%),현대중공업 (198,300원 ▲7,300 +3.82%),동아제약 (125,600원 ▲1,400 +1.13%), 대한제분 (138,000원 ▼1,100 -0.79%),영원무역 (89,100원 ▼800 -0.89%) 등. 실제 알리안츠는 2004년 실적이 140여억원의 적자를 기록하였다는 공시가 나온 지 불과 한달 뒤인 2005년 3월 14일 FnC코오롱이 보유중이던 자사주 105만5370주(8.79%)를 65억원에 장외거래 방식으로 매입했다.



펀드는 당시 FnC코오롱 경영진과의 협의를 통해 자사주를 인수했으며, 이후 이 회사는 2005년, 2006년도에 각각 263억, 297억원으로 영업이익의 턴어라운드를 이뤘다. 주가 상승률은 400%를 넘는다.

알리안츠자산운용 관계자는 "올해말에서 내년초부터 투자기업의 주주총회에서 우리의 제안을 적극 행사할 것"이라며 "펀드 포트폴리오의 30%만을 지배구조개선에 투자하고, 70%는 일반 가치주펀드처럼 운용하는 만큼, 안정성도 높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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