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시대 종말' 유가 200달러 간다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2007.09.15 15:42
글자크기

'피크 오일'이론, 수년래 원유 생산 급감… 세계경기 침체

원유 생산이 수년래 고점을 맞은 듯 급감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CNN머니는 14일(현지시간) '피크 오일'(peak oil) 이론을 소개했다. 피크 오일 이론은 주류 이론으로 자리잡진 못했지만 최근 들어 지지자가 크게 늘고 있다.

이 중에는 거대 석유기업 로열더치셸의 전 총수이자 전직 미국 에너지장관인 제임스 슐레싱어같은 저명 인사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슐레싱어는 다음주 아일랜드에서 열릴 '피크오일 컨퍼런스'에 참석, 연설을 할 예정이다.



'피크오일' 이론에 따르면 가까운 시기 원유 생산은 최고점에 도달한 뒤 급감하게 된다. 이로 인해 대공황에 가까운 경제 침체와 대규모 기아 사태가 빚어진다.

피크 오일 이론은 원유 생산에 대한 가장 비관적인 이론으로 꼽힌다.



◇ 피크오일은 재앙 이론

피크오일은 재앙에 가까운 상황을 가정하고 있다. 대체에너지로의 전환이 늦은 세계는 생산 급감 이후 유가 200달러 시대를 맞게 된다.

석유기업이나 각국 정부들은 이 같은 재앙 이론을 신뢰하지 않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만 해도 현 일 8500만배럴인 석유 생산이 2030년 일 1억1800만배럴까지 늘어나 충분히 수요를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석유시대 종말' 유가 200달러 간다


그러나 피크오일 관련 서적을 여러권 펴낸 바 있는 포스트카본연구소의 리처드 하인버그는 EIA의 주장과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하인버그는 원유 생산이 이미 2005년 5월 고점을 맞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48개 주요 산유국의 중 33개국의 생산량이 감소하고 있을 뿐 아니라 신규 유전 발견도 1964년 이후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EIA가 새로운 유전 발견으로 생산량 증가에 일조할 것으로 지목한 중동의 석유 매장량도 "체계적으로 과장됐다"고 일축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원유 생산량은 1억1800만배럴까지 늘어나는 대신 수년간 정체기를 보이다 2010년부터 점진적인 감소세를 보이게 된다.

2015년 일부 유전이 바닥을 드러내고 유전 탐사가 제자리 걸음을 걸으면서 감소세는 가속화된다. 이에 따라 2030년 전세계 원유 생산량은 일 3000만배럴 수준까지 떨어진다.

하인버그는 이 같은 원유 생산 감소가 전세계 크나큰 충격을 줄 것이며 대공황 이상의 경기 침체를 야기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화학비료를 사용하는 농업이 타격을 입으면서 식량 생산도 급감, 수십억명이 굶어죽는 사태까지 빚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 지나친 비관은 '금물'

반면 오펜하이머의 수석 에너지 전략가 파델 가이트는 피크오일 이론이 기술 발전을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추 기술과 채굴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가채량도 크게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가이트는 기업들이 원유 채굴을 결정할 때 경제적인 측면을 강조하지만 기술 발전이 충분한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와 기업의 개발 결정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따라 이미 탐사를 마쳤지만 경제성이 없어 개발되지 않은 유전 중 상당수가 새로운 원유 공급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기술 발전과 유가 상승으로 내버려졌던 유전 중 상당수가 다시 개발되고 있으며 이 같은 추세가 지난 30년 동안 이어졌다고 밝혔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