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 1차 단일화, 그 이후는…

박재범 기자, 춘천(강원)=김성휘 기자 2007.09.14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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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한명숙 후보간 1차 단일화 성사로 대통합민주신당 경선판이 바뀌었다.

일단 2강(손학규 정동영) 2중(이해찬 유시민) 1약(한명숙)의 구도가 3강(손 정 이) 구도로 재편됐다. 분산됐던 친노 세력이 집결하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의미다.

신당의 한 의원은 "친노 직계 의원들이 양 캠프에 나뉘어 활동하면서 동력이 떨어졌던 게 사실"이라며 "최근 이 후보의 지역 조직력이 살아나고 있는 상황이어서 단일화 이후 상승세가 거셀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의원도 "판은 흔들어졌고 3강의 싸움이 재밌게 됐다"고 평했다.



다른 후보들도 경계하는 눈빛이 역력하다. 손 후보와 정 후보측이 일제히 친노 후보 단일화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쏟아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손 후보는 직접 "예비경선 과정에서 후보간 단일화를 통해 특정후보를 배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그만큼 신경이 쓰인다는 얘기다.



'빅2'중 누구에게 더 타격이 갈 지는 가늠키 어렵다. 다만 범여권 내부에서는 손 후보측에 더 악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범여권 의 한 인사는 "정 후보측은 기존 조직력을 토대로 움직이고 있는 반면 손 후보측은 과거 친노 세력에서 이탈했던 인사들을 대거 흡수한 측면이 없지 않다"면서 "이들이 다시 흔들리는 상황에서 친노 후보가 힘을 얻으면 장담하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이어 "손 후보가 최근 노무현 대통령이나 청와대 등과 대립각을 세우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덧붙였다.

반론도 있다. 손 후보와 친노주자간 대립 전선이 형성될 경우 정 후보가 관심밖으로 밀릴 수 있다는 것. '고립'의 대상이 유시민 후보가 될 수도 있다. 초반 세싸움에 밀려 3강 구도가 정착되면 '완주' 자체가 힘들어진다. 2차 친노 단일화 압력에 밀릴 가능성도 높다.


이와관련 신당의 한 당직자는 "3강 체제가 된다면 유 후보의 입지가 좁아지겠지만 이 후보와 한 후보가 사실상 한덩어리였다는 점에서 '3강 1중'이 아닌 '2강 2중' 체제로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이로인해 '2차 친노 단일화'가 난항을 겪고 전선이 다양하게 그어지면 최종 승자를 예측키 어려운 상황이 된다는 설명이다.

여하튼 판세와 무관하게 '빅2'를 형성해 왔던 후보들 입장에서는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 강세 지역으로 분류됐던 지역이 경합 지역으로 뒤바뀌는 등 지역 조직부터 재점검해야 한다.



공격 포인트도 수정해야 한다. 그간 토론회때 특별한 날을 세우지 않았던 손 후보와 정 후보의 칼날이 이 후보에게 쏠릴 수 있다. 그간 친노의 공세였다면 비노의 반격이 나올 시점이라는 의미다. 그 가운데 유 후보의 스탠스도 관전 포인트다. 친노와 비노간 복식조가 될 수도 있고 개인 플레이를 할 수도 있다.

한편으론 단일화에 맞설 만한 외부 영입 작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정 후보가 '김한길 그룹'의 지지를 이끌어 낸 게 좋은 예다. 특히 예비경선에서 탈락한 추미애 전 의원, 천정배 의원 등에 대한 영입 경쟁이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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