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대주건설 추가 대출 요구 없어"

머니투데이 이승우 기자 2007.09.11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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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도거래 여신 아직 여유..위기 징후 포착 안돼"

시행사 채무 인수를 거부해 신용등급이 급락한 대주건설이 유동성 위기로 몰리는 것은 아닐까.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대주건설은 사태 이후 은행권에 신규 대출을 요구하거나 한도 거래 여신을 추가로 끌어쓰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장 유동성이 부족해 심각한 상황에 직면한 것은 아니라는 관측이다.

다만 은행권은 대주건설이 곳곳에 벌인 사업이 많아 어디서 자금이 막힐지 모른다는 점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11일 대주건설의 주거래은행인 광주은행의 한 관계자는 "대주에 40억~50억원 정도의 신용대출 한도가 설정돼 있고 이 중 30억원 정도 여유가 있다"며 "최근 추가로 대출을 해가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대주건설이 (자산관리자인) 한국증권과의 관계에서 문제가 생기고 있는 것 같다"며 "산업은행에 신용 라인 3000억원이 있는 등 현금으로도 700억~800억원 정도는 보유하고 있는 상태인 것 같다"고 전했다.



대주건설은 시행사인 서륭디엔시가 지난 4일 만기상환을 하지 못한 대출금 350억원에 대해 사전에 조건없이 즉각 채무인수를 한다는 약속을 이행하지 않은 이후 신용등급이 BBB-에서 BB-로 3단계 추락했다. 또 대주건설이 시행사에 연대보증을 하고 발행된 3000억원에 이르는 ABCP의 등급도 BB-로 떨어져 만기 연장이 불확실해지면서 유동성 위기가 부각됐다.

대주건설은 사태 수습을 위해 PF-ABS를 인수하려 하고 있으나 자산관리자인 한국증권과 175억원 추가 대출 요건에 대해 갈등을 빚고 있다. 대주측은 차입 금리를 서륭디엔씨가 조달한 7.62%에서 소폭의 조정을 요구한 반면 한국증권은 14.2%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수료 2%는 별도다.

그러나 대주측은 은행권에서는 추가 차입을 하지 않고 있다. 이를 감안, 대주건설의 유동성 문제가 생각보다 긴박한 상황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50억원의 당좌한도를 가지고 있는 국민은행과 당좌 포함 25억원의 실대출을 해주고 있는 외환은행에서도 최근 추가 대출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반대출 40억원, 프로젝트파이낸스(PF) 대출 110억원 등 총 150억원의 대출을 해준 신한은행도 대주건설의 추가 대출 요구는 없었다고 밝혔다. 일반 대출과 PF 대출은 차례로 내년 6월과 9월 만기가 돌아온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대주그룹이 사업을 확장하는 단계여서 유동성 문제가 거론되는 것 같은데 당장 최악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중도 상환 없이 만기 때까지 기다리면 된다"고 말했다.

용인 공세리 사업을 보고 3000억원의 신용 라인을 터 준 산업은행의 경우, 현재 2500억원 정도의 대출이 이뤄진 상태다. 남은 한도 500억원도 향후 발생할 금융비용으로 대출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산은 관계자는 "올해 처음으로 크레딧을 설정했는데 용인 공세리 사업규모만 1조5000억원이 되는데 자체 자금도 1100억원이 되는 등 괜찮은 건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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