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복사하는 임원, 과연 바람직한가

한근태 한스컨설팅 대표 2007.09.05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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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경영]리더십의 핵심은 시간관리에 있다

일본의 세계적인 컨설턴트인 오마에 겐이치는 이렇게 얘기한다.

"사람이 성공적으로 살고 있느냐의 여부는 그 사람이 누구를 만나는지, 그 사람이 시간과 돈을 어디에 사용하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

맞는 말이다. 시간 사용하는 것을 보면 그가 리더 자격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있다.지식노동에 종사하고, 사람들을 관리하고,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처리해야만 하는 사람에게 있어 시간관리는 최대 이슈 중의 하나이다.



시간관리를 못하는 사람일수록 자신이 시간관리를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다. 시간관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시간이 부족하다, 나는 시간관리에 있어 무언가 문제점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만 한다.

그래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만일 "정말 열심히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일을 하지만 성과가 나지 않고, 계속 일은 밀리고, 주변 사람들의 원성은 높아진다"는 느낌을 받으면 그때가 시간관리를 점검해 볼 때인 것이다.
 
시간관리는 자신이 사용한 시간을 돌아보는 것에서 출발한다. 지난 일주일간 도대체 어디에 가장 많은 시간을 사용했는지, 제대로 사용할 곳에 사용했는지, 쓸데없는 곳에 시간을 낭비한 것은 아닌지를 봐야 한다. 이 때 세 가지 질문을 던지면 된다.
 
첫째, 시간 낭비형 일은 없었는지를 봐야 한다. 쓸데없는 모임, 미팅, 인터넷서핑, 위원회 일 등이 대표적이다. 온갖 미팅을 다 찾아 다니는 상사를 모신 적이 있다. 자신이 꼭 가야 할 곳이건 아니건 가리지 않고 모든 미팅에 참석하다 보니 절대 시간이 부족해 막상 자신이 해야 할 일은 제대로 하지 않았다.



특히 자기보다 높은 사람, 사내에서 영향력이 큰 사람이 참석하는 미팅은 필히 참석해 눈 도장을 찍었다. 사람들은 영양가 없는 일에 시간을 쓰느라 막상 해야만 하는 일에는 제대로 시간을 투자하지 못한다. 만약 참석하지 않아도 별일 없다는 생각이 들면 당신은 시간을 낭비한 것이다.
 
둘째, 다른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내가 하고 있지는 않았는지를 봐야 한다. 자신이 할 일은 자신이 해야 한다는 소신으로 복사하기, 팩스보내기, 커피 타기 등 모든 일을 손수 하는 것을 자랑으로 생각하는 임원이 있다.

억대연봉을 받고, 밑에 수 십 명의 부하가 있는 임원이 복사를 하느라 30분 이상을 쓰는 것이 과연 합리적일까? 다른 사람이 더 잘 하는 일, 잘 할 수 있는 일을 자신이 하는 것은 명백한 낭비이다. 복사를 하느라 전략 세우는 일에 차질이 벌어졌다면 어떤가?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일을 많이 맡고 있다는 것을 권한과 능력의 상징으로 생각하기 때문일 수 있다.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오만 때문일 수도 있다. 완벽주의 때문에 지나치게 쓸데없는 곳에 시간을 쓰기 때문일 수도 있다.
 
셋째, 다른 사람의 시간을 낭비하고 있지는 않는지를 봐야 한다. 어떤 임원이 부하직원과의 회의 중에 회장님의 전화를 받았다. 그는 부하들에게 기다리라는 말을 남기고 회장님을 만나러 갔다 1 시간 만에 돌아왔다. 그리고 회의를 계속했다. 직원들은 1 시간 동안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상사를 기다리느라 어영부영 시간을 낭비했다.
상사 한 사람 때문에 수 십 명의 부하 직원들의 시간이 사라진 것이다. 결재를 늦게 하거나 미루는 것도 시간을 낭비하는 대표적 행동이다. 장고 끝에 악수 난다는 말이 있다. 혼자서 오래 고민했다고 결정이 크게 달라지는 일은 별로 없다.


괜히 시간만을 끄는 경우가 조직에서는 비일비재하다. 직급이 높을수록 영향력은 커진다. 그 사람의 아무 생각없는 말 한 마디, 행동 하나 때문에 수 십 명의 부하들은 시간도 빼앗기고 엉뚱한 곳에 에너지를 쓸 수 있다. 직급이 높은 사람들은 자기로 인해 부하 직원의 시간을 낭비하는 것은 아닌지를 늘 돌아보아야 한다. .
 
시간관리의 핵심은 선택과 집중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역할과 부하의 역할을 분명히 구분해야 한다.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과 그렇지 못한 일을 구분하고 선택하고 집중해야 한다. 우선순위가 분명해야 한다.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알고, 지금 할 일과 나중에 할 일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급한 것과 소중한 것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결국 리더십은 시간관리에 달려 있는 셈이다.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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