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B 금리 내리지 마라"-FT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2007.08.22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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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은 현대 경제성장에 많은 동력을 제공했다. 신용 창출을 통해 투자, 소비가 이뤄졌고 기업 인수합병(M&A)이 가속화됐으며 금융시장은 초고속 성장했다.

같은 맥락에서 당면한 신용시장의 혼란이 몇 개월 더 지속된다면 투자와 소비 그리고 실물 경제의 성장은 고통받게될 것이다. 때문에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연방기금 기준금리를 인하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파이낸셜타임스(FT)는 21일자 사설을 통해 금리인하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을 폈다.



(유동성 공급의 효과가 의문시되는 시점에서) 금리인하보다 시장의 신뢰를 먼저 회복해야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만기가 긴 채권, 다양한 담보, 다양한 시장참여자에게 유동성이 흘러가게 해야한다고 주문했다.

FRB와 유럽은행(ECB) 등이 유동성을 긴급 투입, 단기 금리는 하락했다.



그러나 장기대출 이자는 여전히 비정상적으로 높다. 안전자산인 미국 재무부채권은 3%가 안되는 '패닉' 수준의 금리에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

정부가 보증하지 않은 담보를 이용해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을 빌리는 일이 매우 어려워진 상황이다. 중앙은행의 개입은 이런 측면에서 아직 실효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셈이다.

FT는 현 국면에서 중요하게 생각해야할 것을 몇 가지 제시했다. 첫째 1998년과 달리 지금은 경기침체로 인한 패닉이 아니라고 했다. 98년 롱텀캐피탈매니지먼트(LCTM)가 허약한 경기 체질 속에서 파산된 것과 달리 지금 제반 경기지표는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둘째 심각한 신용 손실에 의해 야기된 패닉도 아니라고 진단했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디폴트로 손실이 나고 있지만 이는 트리플A등급의 채권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또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거래되기만 하면 그 가격은 합리적인 수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실제 지난주 카우프씽이 서프프라임 모기지를 인수했는데, 네덜란드의 은행인 NIBC는 1달러짜리인 서브프라임 포트폴리오를 87센트에 매각했다.

문제는 채권이 거래가 되지 않는다는데 있다. 유동성 확보의 위기인 것이다. 그리고 이같은 위기는 서브프라임에 노출된 '콘두이츠'와 같은 법인에 의해 단기 채권으로 확산됐다.



금리 선물시장은 FRB가 금리를 공격적으로 인하 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FRB가 실물경제를 해치고 싶지않다면 금리인하 정책은 타당하지 않다.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신중하지 않은 것이며 시장에 모럴 헤저드를 양산할 것이다. 모럴 헤저드 없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시기가 있다.

FRB는 이미 시장금리를 연방기금 기준금리인 5.25% 아래로 떨어뜨리기도 했다.

신용시장의 문제는 은행들간의 하루짜리 거래가 아니라 3개월만기 기업어음(CP)에 있다. 중앙은행이 지금처럼 일반 은행에 단기로 더 싸게 돈을 공급한다고 해서 이 문제가 해결될 지는 미지수다.



모기지 업체들은 전통적인 은행 시스템을 통해 문제가 있는 시장에서 돈을 받을 방법을 찾고 있다. 그들은 캐나다 은행이 CP를 인수하기로 한 것처럼 더 많은 대출을 통해 그렇게 할 수도 있다. 만기가 하루가 아닌 수개월로 늘려서 할 수도 있고 장부상에 나타나지 않는 채권발행 기관을 직접 통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공짜는 없다. 잘못된 신용에 대해서는 상응하는 벌금(금리)이 부과돼야한다.

신용시장을 이전처럼 잘 굴러가기 하기위해서는 보다 정교한 유동성이 필요하다. 중앙은행은 중심을 잃고 정책금리를 내려서는 안된다. 아직도 더 적합한 방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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