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이 도시히코 총재는 그간 낮은 금리가 자산 가격의 버블을 형성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금리를 인상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피력해왔다. 시장에서도 내년 3월 퇴임 이후 후임 총재가 금리 정책 운용에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후쿠이 총재가 퇴임까지 한 두 차례 금리를 더 올릴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채권 부실에서 시작된 신용 위기로 오는 23일 금융정책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여간 부담스럽지 않게 됐다.
일본 자민당이 지난달 선거에서 패해 정국 불안이 심화된 것도 인상을 가로막는 요인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일본의 현재 금리 수준이 적정하다며 일본의 금리 인상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특히 최근 신용 위기가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선진국의 낮은 금리에서 태생된 기형적 현상이라는 점에 비춰봐도 BOJ의 인상 명분은 뚜렷하다.
하지만 국제 금융 시장의 분위기가 이를 가로막고 있다는게 일본은행이 직면한 딜레마이다. 도쿄 증시는 지난 17일 엔화가 달러에 111엔대까지 급등(14개월 최고)하면서 무려 5.42% 급락했다. 이 같은 하락률은 9.11테러 다음날인 2001년 9월 12일 이후 최대였다. 금리를 올리면 엔화 강세를 더 재촉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래저래 인상 여지는 높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