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증시 또다른 변수로 급부상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7.08.16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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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 시즌 도래 유가 불안 고조…"100불까지 간다"

글로벌 증시가 서브프라임 모기지발 신용경색 위기로 최악의 국면에 빠진 가운데 커다란 악재 하나가 더 보태졌다.

배럴당 70달러선에서 안정되는듯 보이던 국제 유가가 미국 멕시코만을 향해 북상하고 있는 허리케인에 대한 우려로 다시 급등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멕시코만 일대에는 미국의 해상 원유 생산 시설 및 정유 시설이 몰려있다. 이에 따라 해마다 여름철이면 발생하는 허리케인으로 인해 미국 정유시설은 큰 피해를 입고 있다. 미국 정유시설 가동중단은 석유제품 수급에도 중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지난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와 리타로 일부 정유 시설의 생산이 중단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했던 경험은 이러한 우려를 뒷받침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북상하고 있는 열대성 허리케인 '딘'이 원유시장의 최대 이슈로 부상했다"면서 "원유재고 등 수급보다 태풍 진로 등 날씨가 원유선물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유가 급등에는 헤지펀드 등 투기세력이 원유 시장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투기적 요인도 반영되고 있다.

헤지펀드를 비롯한 투기세력들은 최근 주식과 채권 시장이 불황에서 헤어나지 못하자 대안으로 상승 추세에 있는 원유 시장에서 수익을 꾀하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현 유가 수준을 즐기며 증산을 자제하고 있는 점도 문제다.

이에 따라 유가가 이르면 이달 안으로 배럴당 80달러 선을 넘어설 것이며, 수개월 안으로 100달러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까지 제기되고 있다.


위스덤 파이낸셜의 트레이더인 자차리 옥스먼은 "허리케인이 원유 가격 상승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원유 선물 가격이 조만간 배럴당 80달러로 치솟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도 최근 유가 전망 보고서를 통해 국제 원유가격이 수개월 안으로 배럴당 100 달러 수준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의 상품 담당 애널리스트인 제프리 커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증산에 나서지 않는 이상 원유 가격이 배럴당 95달러까지 오를 것이고, 여기다 재고 감소까지 겹치면 유가가 100달러까지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CIBC월드마켓의 제프 루빈도 "이르면 내년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도 "세계는 원유 수요 증가에 힘입어 유가 100달러 시대를 향해 가고 있으며, 적극 대비해야할 때"라고 지적했다.



한편 15일(현지시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9월 인도분 유가는 전날보다 1.31%(95센트) 오른 배럴당 73.33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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