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월던진 메릴린치 "버블붕괴 공식 선언?"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2007.08.16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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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릴린치가 미국 제1의 모기지업체인 컨트리와이드 파이낸셜 투자등급을 매수에서 매도로 하향한 것을 두고 모기지시장 버블이 공식적으로 터졌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월가의 최대 투자은행이 매수에서 곧바로 매도로 의견을 내리며 사실상 '항복'함에 따라 더이상 모기시장을 통한 유동성 공급은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메릴린치 애널리스트인 케네스 부르스는 지난주 금요일에도 컨트리와이트에 대해 매수 의견을 반복했지만 15일(현지시간) 바로 매도로 떨어뜨렸다. 마켓워치는 월가 최대의 투자은행이 투자의견을 갑자기 바꾸며 '타월'을 던지고 말았다며 모기지 버블이 공식적으로 터졌다고 말해도 된다고 강조했다.

부르스는 많은 은행들이 컨트리의 모기지를 사는 멈춘 상황에서 개인 투자자들에게 주식을 사라고 했으나 이를 곧바로 뒤집는 '용기'를 발휘한 것이다. 신뢰에는 막대한 흠집을 입었다.



모기지시장이 경직돼 자산의 유동화가 어렵고 투자자들의 불신이 높아 자금조달이 어려운 상황에서 자칫 이 회사가 사실상 파산에 이른 수 있다는 강도높은 경고를 보냈다. 컨트리와이드 주가는 급락했다.

사모펀드인 KKR파이낸셜홀딩스 주가는 이날 51억달러의 모기지 자산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4000만달러 가량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발표한 이후 30% 넘게 급락했다. KKR의 기업공개를 통해 10억달러 이상의 현금을 확보하려했던 계획도 어렵게 됐다.

이런 회사들이 신용을 창출하는데 실패하고, 팔려는 자산을 사려는 사람이 없을 경우 시장에서 매우 빠르게 사라질 수 있다. KKR파이낸셜 주가는 이미 한달이 채 안돼 절반 이상을 잃었다. 생생하지만 무서운 버블 붕괴의 장면이다.


그렇다면 금융주는 얼마나 더 하락할 것인가. 이제 이 문제는 경제라는 펀더멘털에 결정되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그러나 모기지를 바탕으로 금융시장에 유입된 유동성은 중단됐고 미국 경제를 이끌던 소비는 둔화될 수 밖에 없다.

버블이 터졌지만 시장이 회복세로 접어드는데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시장을 잘아는 고수들은 투자자들이 완전히 항복하는 것을 보기 전까지 시장이 바닥을 지났다고 말하지 않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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