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100달러 노트북' 세상바꾸기 동참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7.07.14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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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외면에서 벗어나 동참 결정…보급 가을부터 본격 시작

저개발국 아이들이 마음껏 컴퓨터를 활용하도록 만들기 위해 니콜라스 네그로폰테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 교수가 추진중인 '100달러 노트북' 사업에 인텔이 참여키로 했다.

인텔, '100달러 노트북' 세상바꾸기 동참


이 초저가 노트북은 비영리재단인 '모든 어린이에게 한대의 노트북을'(OLPC, One Laptop Per Child)에 의해 전세계 개발도상국 어린이들에게 컴퓨터를 보급하기 위해 개발됐다.



인텔은 13일(현지시간) 사회공헌을 위한 방법을 찾다가 OLPC에 참여, 자금을 지원키로 했다고 밝혔다. 당초 인텔은 네그로폰테 교수가 '100달러 노트북'을 개발하기 위해 방문하고 사업 계획을 설명했을때 제안을 거절했다.

반면 어드밴스드마이크로디바이스(AMD)는 네그로폰테 교수의 사업에 흔쾌히 동의하고 컴퓨터의 두뇌에 해당하는 마이크로프로세서를 공급키로 결정한 바 있다.



현재 '100달러 노트북'의 단가는 175달러 수준이다. 아직까지 대량 생산 체계가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러 국가들에 보급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단가 하락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텔이 지원을 결정했지만, 아직까지 문제는 남아있다. 인텔의 회장인 크레이그 바렛은 '100달러 노트북'은 컴퓨터가 아닌 단순한 '기기'에 불과하다고 치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 인텔, '클라스메이트 PC' 공급 노력도 병행
인텔은 최근 어린이들의 사용에 초점을 맞춘 '클라스메이트 PC'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 PC는 '100달러 노트북'보다 다양한 기능을 갖췄다.


실제로 '100달러 노트북'은 기능이 많이 제한된다. 윈도 대신 리눅스 변형 제품을 운영체계로 사용하고 있으며 △ 인터넷 검색 △ 문서 작성 △ 메신저 채팅 등 기본적인 컴퓨터 활용에 주안점을 둬 다양한 기능이 결여돼 있다. AMD 366MHz 프로세서와 512MB 메모리를 탑재하고 있어 복잡한 기능을 수행하기는 역부족이다.

현재 '클라스메이트 PC'의 가격은 225달러 수준이다. 인텔은 올해말까지 이 컴퓨터의 가격이 200달러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텔은 이 컴퓨터를 파키스탄, 브라질, 멕시코, 나이지리아 등에 납품할 계획을 논의하고 있다.

인텔은 OLPC와의 제휴를 통해 '100달러 노트북'과 '클라스메이트 PC'를 함께 납품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인텔의 클라스메이트는 개도국의 도시 지역을 중점으로 보급하고 대신 전력 보급이 미흡한 시골 지역에는 '100달러 노트북'을 보급하는 것이다. '100달러 노트북'에는 전력이 없는 곳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손잡이를 돌려 충전하는 자가발전 배터리충전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인텔의 이사인 윌리엄 스워프는 "개도국의 12세 이하 어린이의 교육 환경은 매우 열악하다"면서 "다양한 노력이 조화를 이뤄 개선 노력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OLPC의 소프트웨어 개발 책임자인 월터 벤더도 "인텔의 프로젝트 참여는 향후 기술 발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면서 "인텔이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설계 능력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 가을부터 '100달러 노트북' 본격 출시
OLPC는 '100달러 노트북'을 오는 가을 본격 출시하며, 인텔의 경쟁업체인 AMD의 프로세서를 계속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MD느느 구글, 뉴스코프, 레드햇 등과 함께 OLPC의 큰 후원자중 하나다.

AMD는 성명을 통해 "인텔이 마음을 바꿔 OLPC 프로젝트에 참여한 것은 환영할 만하다"면서 "인텔이 OLPC 프로젝트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전세계 어린이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인텔이 AMD를 몰아내고 '100달러 노트북' 프로세서 공급 업체로서 지위를 차지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스워프는 "우리는 '100달러 노트북' 사업에서도 경쟁할 것"이라며 "인텔은 세계 최고 수준의 프로세서를 만들고 있다"고 이러한 의혹을 뒷받침했다.

현재 많은 국가에서 '100달러 노트북'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일단 본격적인 공급이 시작되기 위해서는 300만대 정도의 주문이 나와야 한다.

벤더는 "남미, 아프리카, 아시아 등의 국가들과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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