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비한도 축소 등 단기외채 억제 추진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김은령 기자 2007.07.09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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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비한도 축소 등 단기외채 억제 추진


외국계은행(외은) 지점들이 해외 본점에서 들여오는 차입금에 대해 손비인정 한도를 축소하는 방안을 포함한 단기 외화차입 억제대책이 오는 12일 발표된다. 이는 대형 조선업체들의 선물환 매도를 간접적으로 억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9일 '경제 5단체장 오찬간담회'에서 "단기 외화차입 급증과 관련한 대책을 마련해 오는 12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권 부총리는 "그동안 환율에 대해 수급대책으로 많이 해왔는데, 좀 더 적극적인 대응을 할 필요가 있다"며 "단기 외화차입에 대한 조달 비용을 높이는 방향으로 규제보다는 외화차입을 억제토록하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 부총리는 지난 5일 머니투데이가 주최한 조찬강연회에서도 단기 외화차입 규제설에 대해 "조금만 기다려 달라"며 대책 발표가 임박했음을 시사한 바 있다.



정부는 현재 외은 지점들이 해외 본점에서 들여오는 외화 차입금에 대한 손비인정 한도를 현행 자본금 대비 6배에서 3배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방안이 시행될 경우 외은 지점들이 손비로 인정받을 수 있는 부분이 줄면서 그만큼 세부담이 늘게 돼 외은 지점의 외화차입이 위축될 수 있다. 특히 지난해 해외 본점을 통해 단기차입을 크게 늘린 외은 지점의 입장에서는 올해 만기연장 여부까지 재검토해야 할 상황에 몰릴 수도 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말 국내 외은 지점들의 총자본금 규모는 3조7000억원으로, 지금까지는 약 22조원의 외화차입에 대해 손비인정을 받아왔다. 그러나 손비인정 한도가 총자본금의 3배로 축소되면 11조원에 대한 세금 부과가 불가피해져 외은 지점의 이익이 약 800억원 줄어들 것으로 NH투자증권은 분석했다.


이처럼 외은 지점의 외화차입이 줄어들 경우 포지션 관리상 은행들이 조선업체들의 선물환 매도 수요를 소화할 여력도 그만큼 줄어 간접적으로 선물환 매도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

한편 이밖에 외화차입 또는 조선업체 선물환 매도 등을 직접 규제하는 방안은 '반(反) 시장적 조치'라는 점에서 현실화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한 정부 관계자는 "단기 외화차입 대책에 어떤 방안이 포함될지는 권 부총리의 판단에 달려있다"면서도 "다만 선물환 매도를 직접 규제하는 등의 초강수가 나오기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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