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임원이 직접 나서서 스카우트 해 오면서 그는 경영진으로부터도 주목을 받고 있었다. 과연 그는 소문대로 입사 초기부터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회사의 중요한 프로젝트에서 역할을 맡은 그는 대단한 추진력을 발휘하면서 기획과 프리젠테이션, 프로젝트 관리를 체계적으로 착착 진행시켜갔다. 여러 부서에서 관련된 사람들은 그가 대단하다고 인정하는 분위기이고 경영진도 만족해 하고 있다.
정규적인 팀 회의에도 바쁘다고 번번이 빠지기 일쑤고 팀의 공통업무는 나 몰라라 하는 것 같고, 팀원들과도 서먹했다. 임원에게 프로젝트를 보고하러 간다며 자주 자리를 비우니 대놓고 뭐라 하지는 못해도, 팀장은 자기가 무시당하는 기분이었다.
그런데 김차장의 태도는 왠지 기획팀의 중요성도 상사인 팀장도 인정하지 않는 것 같아서 대하기가 영 껄끄럽다. 몇 번 그런 일이 반복되다 보니 최근에는 우리 팀에 필요한 사람은 저런 스타 플레이어가 아닌 팀워크를 소중히 여기는 팀 플레이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차라리 김 차장의 소속을 옮겨달라고 하고 우리 팀은 경력직원을 다시 배정받는 게 좋겠다는 생각까지 하는 중이다. 김 차장 같은 팀원을 둔 팀장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팀장은 이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면서도 의외로 김 차장과 직접 대화하고 피드백 하는 일은 미루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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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에게 '김 차장에게 어떤 식으로 말해주고 싶은가' 하고 물었더니, '혼자 성과를 내서 인정받겠다는 태도는 잘못되었다. 그런 식으로 회사 생활하면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비난성의 충고가 나온다.
거기에는 '무시당했다'는 감정이 섞여 있는 것 같았다. 그러나 비난이 섞인 충고는 상대방을 방어적으로 만들기 쉽다.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라 쉬운 일은 아니지만, 한 발 물러서 조망해보자. 그는 과연 팀장을 무시해서 그런 것일까?
그 역시 새로 온 회사에서 조금이라도 빨리 존재 증명을 하고 싶은 초조한 마음에 사로잡혀 있을 수 있고, 본인의 행동이 어떻게 비추어지는지 잘 인식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이 상황에서는 단호하지만 매우 중립적으로 피드백을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팀 회의 참석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것, 당신이 성과를 내야 할 기본 조직은 팀이라는 것, 더 나아가서 당신을 평가할 1차 상사는 바로 나라는 것"을 말해주어야 한다. 중립적인 피드백이란 내 판단이나 비난을 젖혀 두고, 객관적인 사실에 기초해서 말해주는 것을 말한다.
이럴 때 서로 감정 소모 없이 자유롭게 듣고 소통하는 스페이스가 생겨날 수 있다. /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