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법원장은 이날 오전 법조비리 근절대책 등을 마련키 위해 소집된 전국 법원장 회의에 참석, 법관들에게 전하는 훈시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에 "대법원장인 저는 전국의 모든 법관들과 더불어 국민여러분께 죄송하다는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국민들이 받았을 실망감과 마음의 상처를 생각하면 송구스러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다른 사람의 잘잘못을 가리고 사회의 부정을 단죄해야 할 법관이 도덕성과 청렴성을 의심받게 된다면 아무리 뛰어난 법률지식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그 사람은 법관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법관 한사람 한사람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성실하게 자신이 할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그러나 지금의 상황은 법관들이 잘 하고 있는데 국민들이 이를 몰라주고 있다고 한탄만 하고 있을 여유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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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사람에 따라 사법불신의 원인을 여러 가지로 달리 이야기 하고 있지만 주된 원인은 공개된 법정에서 당사자와의 사이에 적정한 의사소통 없이 재판의 결론을 도출해 내는 그 동안의 잘못된 재판 관행에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법정에서 마음대로 이야기할 수 없으니 소송 관계인들은 전관 변호사를 선임하고 그것도 부족해 (법관) 주변사람들에게 접근해 법정 밖에서 법관들을 접촉할 기회를 찾고싶어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 역시 근본적으로는 법관들이 법정에서 국민들과 제대로 소통하지 못했던 종래의 재판관행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라고 그는 설명했다.
이 대법원장은 끝으로 "이날 법원장 회의가 의례적인 행사에 그치지 않고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모든 역량과 지혜를 모은 자리가 될 수 있어야 한다"며 "하루빨리 전국의 모든 법관들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본연의 재판업무에 열과 성을 다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