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집을 사려는 당신에게(上)

봉준호 외부필자 2005.08.26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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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의 살 맛 나는 부동산-

가을은 『끌림』의 계절이다.

오곡이 무르익고, 뜨겁던 한낮의 더위가 급격히 식으면서 하늘은 너무나도 높고 푸르다. 제대로 된 사람이라면 이 가을에 무언가를 이루고, 마련하며, 남들만큼 갖추어 놓고서 눈 덮인 긴 겨울을 맞고 싶어 한다.

가을 햇살… 느린 삶. 오래된 시간을 즐기고, 독서에 푹 빠져서 마당에 감 떨어지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집… 복잡한 사회적 이슈만 없다면 가을이 주는 풍요만큼이나 넉넉한 그런 집을 장만하고 싶은 그런 때이다.



집… 빛과 바람이 느껴지는 공간. 가족이라는 우리를 보호해줄 수 있는 울타리. 벽에는 빨강과 파랑, 오돌도톨함과 사각거림… 시각과 촉각과 청각을 칠하고 그 속에 좀 더 안정적인 행복을 만들어 내고 싶다.

◆ 내 집 마련 시기인가?



"8월 대책", "세금 폭탄", "부동산 거래 위축으로 침체 예상" 등 각종 부동산 관련 기사가 언론을 덮고 있다. '부동산 시황 리포터'들은 "컨설턴트"라는 이름으로 각종 의견들을 쏟아낸다. ①부동산 시장 크게 위축, ②신규 수요 사라질 것, ③전세 수요 증가로 전세금 불안 가능성, ④주택 가격 떨어지고 부작용 우려됨, ⑤각종 악재가 쏟아지는 상황이니 신중하게 접근할 것… 등등이다.

과연 그럴까? 보유 물량이 쏟아질까? 사람들은 한 번의 충격 정책에 집을 내놓을 정도로 넉넉하지도 않고, 참여 정부의 숱한 정책에 학습 효과와 내성이 생겨져 있다. 나는 모든 문제가 내부에 있고, 자신에게 있지, 결코 외부에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생각을 하고, 집을 사려하는 것인가 하는 것이다.

① 무주택자가 필요에 의해서, 국민주택 규모의 집을 사려는 것인지?
② 1주택자가 기존 집을 팔고 늘려가려는 것인지?
③ 1주택자가 투자를 위해서 2번째 주택을 사려는 것인지?


등의 경우에 따라 크게 다를 수 밖에 없는 때인 것만은 확실하다.

8월 31일 대책은 나오지 않아도 뻔한 것이다. 언론플레이로 세상을 떠보다가 고만고만한 것들을 내놓고, 국회 동의를 받는 과정을 거치면서 상당수 축소될 것이다. 즉, 규제형 단기 처방이 주가 될 것이다. 거기에 미니 신도시 계획 서너 개 정도…

결론적으로 말하면 부동산 시장은 앞으로 12개월간 약보합세가 될 것이다. 주억제책인 세금은 이래저래 2~3배쯤 오를 것 같고, 금리도 지금 추세라면 미국을 쫓아 꾸역꾸역 올라서, 2년 내에 시장 금리 6~7%대까지 갈 것 같다. 그러나, 집값은 12개월이 경과하면, 다시 원래 가격을 조금씩 회복하고 수평을 유지하다가 시장 에너지를 모은 다음 어느 시점에 튕겨져 오를 것이다. 그 어느 것도 집값을 누를만한 원천적인 소재가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 판교 분양 연기와 전매 10년 제한, 채권입찰제, 공영개발 시행되면 탄력 잃을 듯

집값은 오르기 전에 시장 에너지를 하나 둘씩 뭉치기 시작한다. 집값을 상승시키려는 필요와 조건, 그리고, 명분이 결집되어야 탄력을 받고, 집값이 오르는 것이다. 원래 11월에 판교 분양이 예정대로 진행이 된다면 분양 시점을 전후하여, 특정 지역 아파트는 한 번 더 상승세를 타게 되어 있었다. 희망 가격 대비 주변 가격 시세와 심리적 상한선이 아직 이격도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눈치챈 걸까? 정부는 전매 제한 기간을 늘려서 자금 여력이 없는 한 무리를 떼어내고, 공영개발과 채권입찰제를 적용하는 등 한 번 더 꼬아 짜증스럽게 함으로써, 복잡하고 저급한 것을 싫어하는 또 다른 한 블록을 떼어내려 하고 있다. 더불어 전 국토의 60%를 과열지구와 허가 구역으로 묶고, "투기꾼들"이라는 용어를 쓰며, 오른 곳과 오르지 않는 곳을 구분 짓고, 다주택자들을 죄인으로 모는 심리전도 전개한다.

◆ 무주택자가 집을 장만하려 한다면?

무주택자는 지금부터 12개월동안 천천히 좋은 집을 고르면 된다. 재테크의 방향에서만 본다면 집은 반드시 있어야 할 것 같고, 주택 형태는 전용면적 25.7평형 아파트였으면 좋겠다. 수많은 사람들이 무주택의 설움을 많이 겪었지만, 집 없이 살아보니 우리나라에서 집이 없다는 것은 생활 자체가 너무나도 힘든 것이 사실이다. 이번 같은 부동산 폭등의 바람이 오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아쉽게도 지금과 같은 정책으로 부동산을 잡기는 어려워 보인다. 인간의 본성과 욕구를 누르고, 투자 환경을 악화시켜, 규제로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법으로는 원천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무주택자가 지금 집을 사는데 아쉬운 것은 오를 수 있는 지역이 이미 수년간 서너배 올랐다는 것이고, 금리도 바닥을 찍고, 오르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것이다. 국민주택 규모에서도 이왕이면 전용 면적 25.7평형을 사라고 권하는 것은 지금 상황으로는 확실한 부동산에 대한 감각과 지식이 없고서는 집을 옮기거나 평수를 늘려가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니고, 세금 규제가 많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4~5명의 가족으로 보통의 세대가 구성되어진다고 생각할 때, 이왕 집을 장만할거라면 방 3개, 화장실 2개의 아파트를 사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또한 전용 면적 25.7평형 (33평형)이 상승 시 제법 혜택을 입을 수 있고, 세금 규제를 피할 수 있는 적정 규모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다주택자를 규제하면, 다주택자는 보유 주택 중 당연히 적은 평수이거나, 소외된 지역의 집을 먼저 내놓는다. 그 집은 변두리거나 오름세를 타지 않는 곳일 확률이 높다. 골라서 사기 적정하게 집의 매물이 나온 시점에서 느낌이 좋은 집을 사면 될 것이다.

◆ 앞으로 전세 가격은 오른다.

급등 지역의 전세 가격이 주택매매 시세의 30%밖에 안 되는 현 상황에서 보유세가 오르고, 초강력 수요 억제 방안이 나왔기 때문에 전세 가격은 당연히 오름세를 탄다. 집 사려는 사람들은 언뜻 듣기에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이 엄청 나다고 하니까 전세를 선호하게 되고, 집주인들도 허둥지둥 전세나 월세를 올려 받아서 자신들의 부담을 나눠지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거기에 2006년까지 특별히 늘어날 입주물량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럼 전세 가격은 얼마나 오를까?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대체로 지금보다 50% 정도 오르게 될 것이다. 1억 짜리 전세면 1억5천만원 정도까지, 2억 짜리 전세면 3억까지 오른다. 꼭지점에 가깝게 오른 부동산 가격에 대한 경계와 금리의 상승 반전, 지나친 보유세 강화 등으로 주택 수요층의 30% 정도가 전세를 선호하면서 상황을 지켜 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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