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시 단순 투자전략

김정훈 대우증권 연구위원 2005.08.25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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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을 해석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글을 쓰는 입장에서는 대세 상승장에서 굳이 단기 시세를 맞출려고 하는 것 보다는 중장기 매수쪽으로 피해있는 것이 마음도 편하다. 그러나 주식을 직접 운용하는 사람의 입장은 다르다. 비록 동물적인 감각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들 사고의 중심에는 주식시장이 존재하고 있다. 그러므로 단기적인 등락에도 심사숙고하게 된다.

시장이 심하게 출렁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발 물러서서 장을 좋게 보는 것이 왠지 불안하다. 이러다가 또 당하는 것은 아닌지...그러나 희망의 빛이 있다. 그 빛은 '(글로벌)기업'이다.



1999년 닷컴 버블을 상기해 보자. 그 당시 잘 나가던 신생기업들은 그들의 고유 사업으로는 돈을 벌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급차를 몰고 다녔고, 고급 술집을 백반집 가듯이 하였다. 그러나 지금은 그 당시보다 돈도 더 많이 벌지만 경기와 설비투자에 대한 두려움으로 탄탄한 내성을 다져가고 있다. 닷컴 버블에서 살아남은 기업들은 과거의 안 좋은 추억을 거울삼아 어떠한 상황에서도 버틸 수 있는 힘을 쌓아나갔던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비단 한국만의 특징이 아니다. 한국기업들만 현금이 넘처나는 것이 아니라 미국, 일본, 유럽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추운 겨울을 잘 나기위해서 개미와 같은 생활을 지난 5년간 꾸준히 해 왔던 것이다.



주식을 매매해서 돈을 벌어야 하는 사람들은 이미 큰 장이 올 것을 예상했다. 그리고 이제는 한번 밀리면 어디까지 밀릴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 반면 시장을 설명해야 하는 사람들은 시장안에서 돈 버는 사람들보다 시장을 보는 속도가 느리다. 그래서 조금은 불안하다. 그러나 앞서 얘기했듯이 기업은 아직 흥분을 안했다. 이것이 IT버블 고점과 크게 다른 점이다.

주식시장에서는 한국 기업을 좋게 보고 있다. 그러나 정작 기업의 입장에서는 투자도 많이하고 직원들 입장에서는 보너스도 많이 챙겨서 돈도 써야 하는데 오히려 차분하다. 시장이 고점을 칠려면 주식투자자와 기업이 같이 흥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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