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엔 '스타벅스' 한국엔 '민토'

대학경제신문 2005.07.04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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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인터뷰]민들레 영토

미국엔 '스타벅스' 한국엔 '민토'


미국에 ‘스타벅스’가 있다면 우리나라에는 ‘민들레 영토’가 있다.

민들레영토는 94년 신촌에서 처음 시작되어 고려대점, 대학로본관점, 중국 북경점 등 23개의 지점을 두고 있는 ‘문화카페’이다. 소비의 문화로 얼룩지고 바쁜 현대인들로 여유를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향락의 거리에 지친 마음을 달래주는 편안한 쉼터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이미 대학생들 사이에서 ‘가고 싶은 카페 1위’로 선정된 ‘민들레영토’는 다른 카페와는 확연히 다른 특징을 지니고 있다.

민들레영토는 ‘문화공간’임을 자처한다. 이용요금도 ‘문화비’로 불리는데 5000원의 문화비를 내면, 3시간동안 마음껏 민들레영토를 이용할 수 있다.



커피, 홍차, 아이스티, 감잎차, 이슬차등의 여러 음료를 마음껏 리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출출할 때를 대비해서 맛있는 컵라면과 빵을 무료로 제공하기 때문에 한 끼 식사도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

민들레영토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친구’로 불리는 도우미들도 이 곳을 다른 카페와는 차별화시키는 중요한 요인이다. 남자는 깔끔한 흰색 유니폼을, 여자는 귀여운 분홍색 유니폼을 입고 시종일관 미소로 손님을 대한다. 일정기간 교육을 통해 도우미를 선발하고, 손님들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매일 회의를 열어 도우미의 활동을 평가한다.



모든 공간은 각각의 특성이 있다. 보통 민들레영토는 일반석과 연인석, 세미나실로 이루어져 있다. 연인석은 연인을 위한 공간으로 무료로 영화와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세미나실은 방들이 따로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단체 모임을 하기에 적합하다. 일반석은 마음에 맞는 친구들과 함께 부담 없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아득한 분위기와 아기자기한 인테리어로 예쁘게 꾸며져 있다.

민들레영토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각 층마다 빼곡히 전시되어 있는 책들이다. 이 곳에서는 책을 마음껏 읽을 수 있고 또 구매도 가능하다. 영상물에만 익숙해져있는 현대인들에게 책을 통한 감동을 느낄 수 있도록 많은 종류가 구비되어 있다.

개인 상담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복잡한 일상속에서 몸과 마음이 지쳐가는 현대인들에게 인간치료(Human Therapy)라는 도형상담을 운영하고 있다. 이 상담을 통해 자신의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의지와 자신감을 얻을 수 있어서 호응이 좋다.


CEO 지승룡씨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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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영토를 만든 지승룡씨. 창업하기 전에 그는 목사였다. 남들과는 다른 특이한 이력을 가진 그에게는 사실 어두운 과거가 있었다. 부인과 이혼한 사실은 그에게 큰 시련을 안겨 주었다. 민들레영토를 창업하기 2년 전이었다. 주례를 부탁했던 사람이 그의 이혼한 경력 때문에 다른 사람한테 맡겨야겠다고 거절을 해온 것이었다. 이혼을 했기에 더 의미 있는 주례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자신만의 착각이었다. 인간관계에 자신감을 잃은 그는 다른 길을 찾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평생을 신앙에 몸담아온 그에게 사업을 시작하기란 쉽지 않았다. 마음의 방황이 깊어져갈 때, 인사동 카페에서 앞으로의 살 길을 모색하고 있었다. 30여분쯤 지났을 때, 그곳 주인은 토요일날 혼자 오래 있으면 영업 이익에 문제가 있으니까 일찍 일어나라는 말을 했다. 지승룡씨는 수치심을 느끼며 바로 그 자리에서 나왔다. 그 때 불현듯 머리를 스치고 지나는 생각이 있었다. ‘카페를 차리자! 나 같은 사람이 와서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자! 나 같은 사람에게 좋은 이야기를 하는 주인이 되자!’ 그렇게 카페를 차리기로 마음을 먹었다.

하지만 자본금이 없었다. 정독 도서관에서 마케팅에 대한 책들을 읽은 후 뭔가 다른 사람과 차별화된 모습만이 성공할 수 있는 열쇠가 되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며칠 후 강남 아파트 단지에서 양복을 차려입고 가래떡 장사를 했다. 보통 가래떡을 파는 상인들과는 다른 모습과 친절한 매너에 손님들은 늘어났고 장사는 성공을 했다. 이렇게 해서 모은 2000만 원으로 94년 10평 남짓한 신촌에 카페를 열었다. 훗날 카페 브랜드 인지도 1위, 국내 외식업소 고객 만족도 1위의 민들레 영토가 탄생한 것이다.

그에게는 남다른 경영철학이 있다. “드시고 더 드세요”라는 ‘어머니 마케팅’이다. 본점인 서울 신촌 민레영토는 800평 빌딩 전체가 카페이다. 10년 전 하루 100 명 정도의 고객이 찾아오던 이 곳은 지금은 하루 1만 명이 찾아온다. 그 비결은 바로 이 ‘어머니 마케팅’에 있다.

카페에 온 손님을 쫓아내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것으로는 부족했다. 그래서 결정한 게 리필이었다. 어머니는 자식이 아무리 많이 먹어도 낯을 찡그리지 않는다는 것을 생각해서. '드시고 더 드세요'의 마음가짐으로 손님을 대하자는 것이었다. 그래서 음료를 무한으로 리필해 주고, 리필하면서도 늘 웃는 낯으로 손님들을 대했다. 각박한 세상에 지쳐가는 손님들은 큰 감동을 했고 민들레 영토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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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일하는 도우미 ‘친구’들에게도 최고의 대우를 해주기로 했다. 동종업계에서 절대 뒤쳐지지 않는 급료를 제공하고 식사도 무료로 제공했다. 회식과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한 가족’이라는 믿음을 심었다. 급료가 높으면 우수한 도우미를 채용할 수 있고 오랫동안 일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카페에 큰 도움이 된다는 이론은 당장의 인건비 몇 푼을 줄이는 것보다 훨씬 큰 이익을 가져다주었다.

지승룡씨는 정보화 시대에 걸맞게 인터넷을 적극적으로 사업에 활용하는 노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민들레영토 홈페이지에서 도우미들과 함께 늘 대화를 나누고, 어떻게 하면 민들레영토가 더 발전할 수 있을지 항상 회의를 한다. 각 지점마다 가장 왕성한 활동을한 지점에게는 특별한 포상을 준다. 고객들의 의견을 적극 수용하기 위해 의견 게시판을 꼼꼼히 관리하고 늘 친절한 답변으로 불만을 하나하나 줄여나가고 있다. 아예 고객들의 미니 홈피를 찾아가서 글을 남기기도 한다. 고객들의 생각과 감성을 이해하는 노력은 온라인에서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이루어지고 있다.

‘어머니의 마음’으로 시작한 민들레영토. 지친 현대인들에게 편안히 쉴 공간을 제공하는 이 곳이 늘 한결같은 마음으로 번창하기를 기대해본다.

▶지난 기사는 대학경제신문(www.itooza.com)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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