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은행거래의 유인구조가 금리에 편중돼 있어 다시 외형경쟁이 재발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한 생각은 지울 수 없다. 여수신 거래에서 수수료체계가 발달하지 않아 고객이나 은행이나 거래동기가 거의 금리에 의해 정해지고 있다.
따라서 빌려간 금액에 대해 이자를 내는 것은 당연하고 대출이자와 별도로 약정서비스 자체에 대해 수수료를 내는 것이 맞다. 그런데 우리는 약정서비스 자체는 공짜다. 그러다보니 필요하지도 않은데 약정을 열어놓는 경우가 많다. 또 쓰지 않아도 별다른 벌칙이 없어 도대체 고객이 언제 얼마를 쓸지 알 수 없는 불확실성이 크다.
이는 주식시장이나 부동산시장 호황 등 불꽃이 튀기면 거품이 발생할 유인이 된다. 약정서비스 수수료가 없으면 은행으로서는 정보처리비용과 거래마진 부담이 대출금리로 전가돼 결국 외형확장 경쟁을 하는 유인이 된다. 은행이나 신용카드사가 공짜를 무기로 `열어두면 언젠가 쓸 것'으로 기대하고 약정이 남발될 문제도 있다. 또 약정한도를 소진하지 않아도 별다른 제동이 없으니 나중에 고객이 얼마를 쓸지 알수 없어 위험관리에도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이러한 불합리한 대출유인구조를 바꿔 은행 마이너스통장이나 신용카드 현금서비스 등 약정성 대출서비스에 수수료를 부과, 꼭 필요한 사람이 필요한 만큼 열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일단 한도가 열리면 정해진 기간에 다 쓰도록 대출금리는 기존보다 낮춰주고 미사용한도에 대해서도 벌칙금리를 부과, 필요가 없어지면 반납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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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수수료 위주의 은행경쟁구도 조성을 위해 필요하다. 은행도 수수료라는 변수가 하나 더 있으면 선택패턴과 약정 후 사용빈도 등을 추적하여 고객의 신용상태를 더 잘알 수 있다. 예금이든 대출이든 은행거래 유인구조는 수수료와 금리가 쌍으로 같이 가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