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스팸·쇼맨십' 쓰나미

이해익 리즈경영컨설팅 대표 2005.03.10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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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에세이]스스로를 성찰하고 지키는 시장경제 만들어야

“좋은 땅이 있는데 투자 하시죠….” “오빠 나야! 촉촉한 밤이에요.” “축하합니다. 특별이벤트에 당첨되셨습니다.” “싼 이자로 대출혜택을 드립니다.”

시도 때도 없이 울려대는 휴대폰 메시지다. 그래서 문자 메시지 수신기능을 없애버린 이도 꽤 많다. 하지만 툭하면 징징대는 각종 판촉음성전화는 정말 짜증스럽다. 아예 핸드폰을 꺼버리자니 비즈니스에 지장이 있어 번번이 당하는 고통이다.



출근해서 컴퓨터를 켠 후 스팸메일(spam mail) 지우는 일부터 하는 게 거의 모든 직장인들의 일상 업무가 됐다. 젊잖은 발신자 이름과 제목으로 포장되었기에 클릭 했다가 한 동안 골탕을 먹는 경우도 있다.

그런 야한 그림은 잘 닫아지지도 않는 강력한 파워를 과시한다. 스팸메일은 이미지·동영상·사운드 등을 문명의 이기인 휴대폰이나 PC통신의 인터넷 ID를 가진 이들에게 일방적이고 대량으로 전달하는 전자통신이다. 원하지 않거나 쓸모없는 정보를 의미한다.
 
쓰레기나 다름없는 정크 메일로 골치



쓰레기나 다름없다고 하여 정크 메일(junk mail)이라고도 한다. 4700만 명 인구에 4000만 명을 육박하는 휴대폰 가입자와 3000만명의 인터넷 인구를 가진 정보화 강국 한국이 겪는 현대문명의 어두운 그림자다.

과연 민주화의 DNA는 무엇인가. 민주의 키워드는 자유와 평등이다. 자유는 방종과 다르다. 책임지는 자유다. 평등도 기회의 평등이지 결과의 평등이 아니다. 다만 나눔의 고귀한 정신을 귀하게 여길 뿐이다.

그런데 자유는 ‘내 멋대로’와 ‘내 것은 내 것, 네 것도 내 것’이라는 이기적 심보와 방종 그리고 만용으로 흘러 자칫 깨지기 쉬운 유리잔 같이 아슬아슬한 사상이다. 돈과 결부된 시장(市場)에서는 더욱 그렇다.


참여(participation), 열정(passion), 잠재력(potential power)을 외치는 P세대나 인터넷에서 맹위를 떨치는 N(network)세대 그리고 2002년 월드컵을 계기로 탄생한 W(worldcup)세대의 몰가치적·집단적 소비행태를 보면 알 수 있다.

탈이념적이며 자유와 개방을 코드로 무장한 2005년 20대 블로그(BLOG, Be a Liberal & Open Generation)세대 역시 그렇다. 그래서 현대는 아름다운 민주화의 세상이기도 하지만 어둠의 3S시대이기도 하다.

스팸(Spam), 섹스(Sex), 쇼맨십(Showmanship)의 이니셜이다. 그것들은 안타깝지만 잔인한 해일 쓰나미처럼 범람하면서 세상을 할퀴고 있다. 얼마 전 외국인 남성 외국어강사의 글 한 편이 인터넷에 확산됐다. ‘영어를 배우려는 한국여성에게 왕 대접을 받고 있고 한국여자랑은 자기 쉽다’는 내용이었다.
 
치유가 힘든 성매매와 루키즘(Lookism)
 
섹시한 옷을 입고 벌이는 ‘섹시 코스튬 파티(sexy costume party)’에는 한국인 남녀 70%, 외국인 30%가 향연을 즐겼다. 연예인 X파일이 튀어 나오기 전 사이버 세계의 핫이슈였다. 또 인터넷 성매매는 강력한 단속에도 불구하고 공공연한 일이 되고 있다.

하기는 세계화의 표본(?) 미국의 성문란도 열심히 베껴야 하는 모양이다. 한국교포가 많이 사는 캘리포니아 오렌지카운티시의 한 여교사는 12살과 14살 짜리 제자들과 여러 차례 섹스를 즐겼다. 그리고도 그녀는 무죄를 주장해서 화제가 됐다. “건드리기 전 몇 달에 걸쳐 저녁식사와 이메일 등을 통해 소년들을 꾀었다”고 한다.

개성과 자유가 증폭되면서 내면보다는 외모가 판을 치고 있다. 진실보다는 쇼맨십·외모지상주의 루키즘(lookism)이 중시된다. 취직하려는 젊은 남성들의 성형수술도 이제 뉴스거리가 아니다. 여성 탈렌트들의 성형수술은 얘기꺼리도 아니다. 그래서 상당수 그녀들의 콧대는 부자연스럽게 보인다.

그 바람에 한국은 성형기술의 세계적 강국이 된 모양이다. 일본여성과 중국여성들의 성형관광 여행으로 짭짤한 외화벌이로 애국(?)하는 게 기특하다. 역사 속에서는 이집트 파라오 빡빡머리와 크레오파트라 화장법이 흉내거리였다. 또 청나라 변발과 복식도 모방하느라 수선을 떨었다.

개명천지 21세기에 스스로를 성찰하고 지키는 건전 시장경제와 진정한 민주사회건설이 아쉽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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