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중국은 우리에게 늘 걱정거리다. 단순히 우리의 교역상대국 1위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세계의 공장을 넘어 세계 경제의 성장엔진으로 급부상하는 위압감이 더 큰 스트레스다. 중국이 미국 다음의 세계 경제제국이 되는 것은 `따놓은 당상'이다.
도시 미관과 환경에 기울이는 노력 또한 각별해 되도록 못사는 나라 티를 안내려고 했다. 마천루의 모양새도 저마다 다르게 짓도록 하고 건물 정문은 큰 도로 뒤쪽편에 내도록 해서 어수선함을 피해가도록 했다. 매번 거리를 쓸고 닦아 담배꽁초도 좀처럼 발견하기 어려웠다. 가로수 조경도 무척 신경써서 큰 나무 밑에 작은 관목으로 테두리를 하는 등 정갈한 모양이었다. 택시도 칼같이 영수증제다.
취재기간에도 중국의 `사이즈'가 주는 부러움과 위압감은 피해가기 힘들었다. 아무리 1인당 국민소득, 기술격차로 위안을 삼아도 마지막에는 결국 `사람수가 경제력'라는 등식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았다. 서울의 명동이라고 할 만한 상하이 난징루상점에 쇼핑객이 바글거리는 것, 패스트푸드점인 맥도날드나 KFC에 아침 10시에 서둘러 가도 자리를 잡을 수 없는 모습은 사람수가 주는 사업잠재력의 차이로 보고 싶다.
아직 중국 경제는 한국제 독일제 미국제 일본제 부품과 기술로 조립한 로봇 같은 모양새다. 내세울 만한 자기 것은 잘 보이지 않지만 첨단에 대한 중국의 구애작전은 이미 시작됐다. 방문한 친차오 수출가공공단, 창강 하이테크공단에서 중국은 첨단에 대한 강한 욕구를 드러내고 있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중국이 세계 경제무대에 존재를 드러낼 때부터 우리에게 던져진 화두는 중국 경제가 과연 `기회냐 위협이냐'하는 것이었다. 아직 그 답은 주어지지 않았다. 중국 게임의 본질은 쫓아오고 도망가는 숨바꼭질이다. 중국이 쫓아오면 더 나은 기술과 생산성으로 도망가고 또 쫓아오면 적당히 넘겨주고 더 도망가는 경주다. 그런 수레바퀴가 멈추면 중국의 가공할 저가격, 모방의 용광로에 용해돼 흔적도 없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