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행주가 오르는 이유와 김승유행장

머니투데이 이백규 기자 2004.10.14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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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강행장 경쟁력분석上- 하나은행 주가4배 수직상승 "지점장이 직접 행장에 전화"

5강행장 경쟁력분석上- 하나은행 주가4배 수직상승 "지점장이 직접 행장에 전화"

경제가 아무리 어렵다 해도 잘나가는 데가 있다. 삼성전자 현대차같은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소수의 대기업, 그리고 은행들이다.

국내 은행들이 국제경쟁력이 있는지 가늠하기는 쉽지 않지만 외국계 은행에 밀리는 것이나 창구서비스, 상품개발력 등을 보면 하여튼 국제경쟁력이 삼성전자만 못한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도 삼성전자 버금가는 실적을 내고 있다. 상반기 사상 최대 흑자에 이어 3분기도 4분기도 다른 돌발 상황이 생기지 않는한, 호조세를 유지하던지 오히려 더 좋아질 것이다.



정부의 금리인하 유도 정책으로 예대마진은 늘어나고 은행의 아킬레스건인 '한방 맞는 것' 즉 대형 부도가 없어 대손 충당금을 쌓을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수수료 수입도 짭잘하다.

수수료, 대형 충당금 요인 감소, 예대마진 확대는 중소기업과 러브호텔, 가계 부실을 상쇄할 수준인듯하고 업황만 보면 더 좋아질 요인이 더 크니 은행주는 아직도 매력적인 것이다. 은행주들은 올가을 신고가를 갱신하며서 파죽지세로 상승하고 있다.



은행의 실적 호전은 무엇에 기인할까. 은행장이 잘 경영해서 그런가, 은행원들 실력이 좋아서 그런가, 아니면 은행에 유리한 정책환경과 금융산업구조, 경제구조 탓인가.

윤증현 금감위 위원장 말대로 실물기업보다 절대적으로 은행에 유리한 사회시스템 탓일수도, 증권 보험 상호저축등 2금융보다 유리한 금융산업구조 탓일수도 있다. 유리함의 정도를 가늠하기는 어렵지만 은행별로 큰 실적 차이가 나고 있으니 내부역량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을 게다.

내부역량은 은행원 맨파워, 조직문화, 경영전략, 신상품개발력 및 판매력등으로 구성되겠지만 그중 은행장의 몫은 어느정도일까. 이 역시 너무 어려워 숙제로 남겨두고 우선 어느 은행장이 뭘 잘하는지, 못하는 것은 스스로 잘 알테니 가급적 냅두고 잘하는 경쟁력만 비교해보자.


대상은 자산 200조원대의 거물 국민은행, 최고의 수익에 덩치도 키우며 곧 리딩뱅크 자리를 넘볼수 있게 된 신한지주, 최고의 주가상승률로 투자자를 즐겁게 해주는 하나은행, 변신에 안간힘을 쏟고 있는 우리지주의 4강은행에 앙팡테리블 씨티-한미 통합 한국씨티은행이다.(이중 국민은 김정태 행장은 10월말 퇴임하니 은행장 비교에선 제외하고 은행 비교만 한다.

은행장 경쟁력의 요체, 리더십만 놓고 보면 신한의 라응찬회장과 하나의 김승유행장이 돋보인다. 김정태 행장과 더불어, 은행계의 세 거두였다.

주가로 보면 하나은행 (0원 %)이 돋보인다. 하나은행은 작년 9월말 1만5000원에서 올해 9월말 2만7000원으로 1년 사이에 80% 올랐다. 지난 3월 7000원대에 비해선 무려 4배나, 수직상승했다. 지난주 신고가를 경신해 2만9900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보였다.

다음으로 신한지주는 같은 기간 15000원에서 21000원으로 40%, 우리금융 6000원에서 8200원으로 36% 올랐다. 신한은 연말연초의 최고가 2만3600원에 근접했고 7월말에 비해 2개월 여사이 단기간에 40% 올랐다.

국민은행은 3만7000원선을 올해 9월에도 보합으로 유지하고 있다. 그나마 올여름 3만원까지 떨어졌다가 회복한 것이다.

하나의 주가 상승엔 서울은행 합병에 따른 법인세 혜택과 이로인한 자기자본이익률(ROE)의 제고에 기인한 면이 크지만 김승유행장이 기여한 바도 크다.

김행장 경영 스타일은 한마디로 속도경영이다. 지난해 우리 경제를 강타한 SKG사태시 주거래은행으로서, 02년 서울은행 합병시 합병주체로서 비호같은 기민함으로 후따닥 해치웠다. 행장 본인 뿐만 아니라 행원들도 기민하고 스피드는 하나의 한 문화다.

아직도 단자회사 문화가 남아있어 지점장이 행장에게 직접 전화 걸어 정보를 보고하고 의사결정을 돕는다. 단자사 전통 탓에 사소한 법규나 규정은 무시하고 위반하는 경우가 왕왕있고 운영리스크가 타행보다 크고 다듬어야 할 구석이 많다. 그래도 국내 은행중 가장 행내 의사소통이 잘 된다 할 수 있다.

일화 한토막. "김행장은 은행 임직원 이름과 신상을 1700명까지 외웠다고 한다. 사무실 책상은 물론 차 안, 침대 머리맡에도 리스트를 붙여놓고 직원들을 익히 고 또 익혔다고 한다. 부하직원들에 대해서 잘 알고 있으니, 만날 때 마다 운 을 떼는 것도 김승유 행장이었다. 자연스럽게 밑의 의사 표현력이 늘어난다"

수익성에선 신한지주가 가장 좋지만 하나도 만만치 않다. 김행장은 지금도 "나는 은행장보다 펀드매니저가 더 잘 어울린다"고 즐겨 말한다. 메세나를 비롯해 사회공헌활동에 가장 적극인 은행장이면서도 은행경영에 있어서만은 손해 볼 의사결정은 하지 않는 서울 깍쟁이같은 면도 있다. 이러니 주가가 안 오르면 이상할 정도다. 97년 김행장 취임 당시 후발 소형 미니은행인 하나가 5강은행이 될줄은 본인도 몰랐을 것이다.[광화문]차세대 금융 리더는 누구?

수익성에선 신한지주가 가장 좋다. 현재도 그렇고 미래는 더 좋아진다. 그렇지만 신한만큼 단기 수익위주 경영을 하지 않고 장기경영을 하는데도 없으니 역설이 아닐 수 없다. 그 역설은 신한의 리더들이 '은행업은 시간 산업'이라는 속성을 잘알고 활용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라응찬 신한지주 회장을 정점으로 최영휘 신한지주사장, 신상훈 신한은행장, 최동수 조흥은행장, 굿모닝신한증권 이강원 사장, 신한카드 홍성균사장과 지주에 아직 편입되지 않은 신한생명 한동우 사장이 포진, 시간산업체 은행을 절묘하게 공략하고 있다. (내일 이어집니다)새국민은행장, Who & How ?

[도움말 주신분]
백재흠 금감원 은행검사1국장
이병화 금감원 은행총괄팀장 부국장
지동현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신보성 증권연구원 연구위원
성병수 교보증권 애널리스트
최성범 신한지주 홍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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