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제철 영양만점 '주꾸미'로 건강챙기세요~

머니투데이 로피시엘=박영복 기자 2024.04.26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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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꾸미'가 아닌 '주꾸미'가 표준어, '진짜 주꾸미' 몸통에 황금고리
5월 산란전 3~4월, 알배기 주꾸미 맛이 가장 좋아
타우린을 다량 함유, 피로회복과 심혈관 기능에 효과

/사진제공=수협중앙회/사진제공=수협중앙회


봄이 오면 절로 생각나는 음식들이 있다. 그중 하나가 봄의 전령사 '주꾸미'다. 따스함에 몸이 나른해지는 피로감과 춘곤증에는 맛도 좋고 영양도 좋은 봄 제철 주꾸미가 제격이다.

머릿속에 알이 가득 찬 봄철 주꾸미는 산란기를 앞두고 영양분이 풍부하고 쫄깃하고 고소한 맛으로 여러 미식가들의 입맛을 자극한다. 매콤한 양념과 함께 뜨거운 불판에 볶아낸 주꾸미 볶음은 봄을 맞아 나른해진 온몸의 피로를 싹 가시게 해준다.



◆ 주꾸미의 이름도 다양해
우리에게 너무 익숙한 수산물인 주꾸미는 '쭈꾸미'라고도 불리기도 하지만 실제 표준어는 주꾸미가 맞는 말이다.

조선 후기의 정약전이 지은「자산어보」에는 웅크다는 뜻의 '준(?) '자를 사용해 준어(?魚)라 불렀으며, 속명으로는 대나무가 한창 자라나는 봄철이 제철이라 하여 죽금어(竹今魚)라고도 불린다고 기록하고 있다.



「난호어목지」에는 주꾸미를 한자어로 망조어(望潮魚)라 하며 우리말로 죽근이라 기록하고 있는데, 현재 사용되는 주꾸미라는 말이 죽금어나 죽근이에서 음운변화를 거쳐 유래된 것으로 평가된다.

전라남도와 충청남도에서는 쭈깨미, 경상남도에서는 쭈게미라고 부르기도 한다.

/사진제공=수협중앙회/사진제공=수협중앙회
◆ 주꾸미의 생태
주꾸미는 형태를 보면 바로 알 수 있듯이 두족류의 연체동물로 국내 전 연안에서 서식하며 특히 갯벌이 발달한 서해안에 주로 발견되며 남해안에서도 볼 수 있다.


주로 조간대의 수심 20m 정도의 암초나 자갈들이 흩어져 있는 갯벌지대에 서식하며, 야행성 생물로 낮에는 암초 틈새나 소라,조개 껍데기 속에 숨어서 서식하고 산란하며 밤이 되면 활발하게 먹이활동을 한다.

주로 야간에 해저를 이동하면서 갑각류, 다모류, 패류 등 저서생물들을 포식한다. 형태가 유사하고 8개의 다리를 가진 것 등이 낙지와 유사해 헷갈리기 쉬우나 명백하게 구분이 가능한다.

낙지의 경우 다리의 길이가 다르고 발끝이 쭉 펴져 있으나 주꾸미의 경우 8개의 다리 길이가 유사하고 발끝이 말려있는 것이 특징이며, 주꾸미의 경우 몸통에 황금색의 띠가 있는 것을 보면 확연하게 구분이 가능하다.

◆ 주꾸미 어획법
주꾸미는 바위의 구멍이나 틈새, 소라나 조개의 껍질속에 숨어서 서식하거나 산란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주꾸미를 어획할 때 이러한 습성을 이용해서 어획을 한다.

주꾸미가 많이 나는 봄철에는 소라방이라고 부르는 고둥 껍데기를 긴 밧줄에 일정한 간격으로 매달아 바다에 가라앉혀 놓으면 야간에 활동을 한 주꾸미들이 껍데기 속으로 자연스럽게 들어간다.

이후 줄을 걷어올려 소라방 속에 숨어있는 주꾸미를 빼내고 다시 소라방을 바다에 넣어 놓는 형식으로 어획을 한다. 소라방 어획의 경우 해당지역의 남획을 막고, 살아있는 채로 잡히는 싱싱한 주꾸미를 어획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방식으로 바닷속에 숨겨진 12세기 고려청자를 발견한 이야기도 전해진다. 2007년도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소라방으로 주꾸미 어로작업을 하던 어업인이 그물에 끌려나온 고려청자를 발견했다.

주꾸미는 산란을 위해 소라껍질 등에 산란을 하고 조개패각이나 돌멩이로 입구를 닫아놓곤 하는데 어느 날 고려청자의 일부를 이러한 용도로 사용한 것이다. 이를 통해 당시 고려청자 운반선이 침몰한 것으로 추정되는 해역을 찾아 문화재를 발굴할 수 있었다고 한다.

/사진제공=수협중앙회/사진제공=수협중앙회
◆ 1년 밖에 못사는 주꾸미
주꾸미는 겨우내 심해에 머물다가 봄이되어 수온이 올라가면 연안으로 이동하여 산란을 한다. 주로 5월 경 산란을 하며 산란을 위해 영양분을 축적하고 머리부분에 흰 쌀과 같은 알이 가득차기 때문에 3~4월을 제철로 맛이 절정을 이루는 시기다.

주꾸미의 수명은 대략 1년이며 5월경에 산란을 해 치어가 11월경 성체로 성장하게 되어 짧은 생장 주기를 가지고 있다. 또한 1회 산란시에 약 200~300개의 알을 낳기 때문에 번식력이 뛰어나고 개채수가 많은편이다.

하지만 알배기 시기가 맛이 가장 좋고 제철로 알려지게 되면서 남획으로 인해 주꾸미 어획량이 줄어들자 2018년을 시작으로 매년 5월 11일부터 8월 31일까지 모든 방법의 주꾸미 어획을 금지하는 금어기를 설정하고 산란기의 주꾸미 보호에 나섰다.

이 시기에 주꾸미를 포획하면 어업인의 경우 2천만 원 이하의 벌금 또는 2년 이하의 징역, 비어업인에게는 8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 피로회복에 좋은 주꾸미
주꾸미는 과거에 다른 수산물들에 비해 자원이 풍부해 가격이 저렴했을 뿐만 아니라 영양이 좋아 건강에 좋은 식품으로 알려져있다. 기본적으로 단백질 함량이 높고 철분, 타우린, 칼슘, 비타민B12 등 영양소가 풍부하다.

특히, 주꾸미에는 타우린 함유량이 높아 피로회복에 좋다. 하루 타우린 섭취 권장량 1000mg 보다 많은 타우린을 함유하고 있고, 낙지의 2배, 문어의 4배가 넘는 타우린이 있다.

타우린 성분은 피로회복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체내 산화 스트레스를 낮추고 혈관 수축을 완화시켜 혈압을 낮추는 효과도 있다.

DHA와 EPA같은 오메가3 지방산을 함유하고, 포화지방산이 거의 없기 때문에 뇌건강 뿐만아니라 심장과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 조절에도 효과가 있다.

그 외에도 철분, 칼슘, 마그네슘, 미네랄, 아연, 셀레늄 등이 풍부하게 들어있어 뼈건강 뿐만 아니라, 면역세포에 도움을 주어 면역력 강화에도 도움을 준다. 다만, 호르몬 감소를 유발하는 티로신을 포함해 많이 섭취하면 호로몬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

◆ 매콤하게 먹으면 참맛 느낄 수 있어
주꾸미는 크기가 작고 요리하기 쉬워 다양한 음식과 잘 어울리며 특유의 맛과 함께 쫄깃한 식감이 사람들의 입맛을 유혹한다.

요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비린맛을 제거하는 것이기 때문에 신선한 주꾸미를 깨끗이 씻은 후 밀가루와 소금으로 문질러서 닦아주는 것이 좋다.

싱싱한 활주꾸미는 살짝 데쳐 무침, 회, 샤브샤브 등으로 즐길 수 있다. 회로 먹는 경우에는 다리와 몸통부분을 분리하고 다리부분은 데쳐서 초장과 함께 회로, 몸통은 푹 삶아 먹어야 그 참맛을 느낄 수 있다.

알배기 주꾸미의 몸통살은 쫄깃하게 씹히는 식감과 함께 먹물, 내장 등의 맛들이 조화되어 더욱 특별한 맛을 낸다. 1980년대에는 주꾸미 가격이 저렴해 공장 부근에서 매콤한 양념과 함께 볶은 철판볶음이 등장하면서 매운 주꾸미철판볶음이 유행하게 됐다.

주꾸미는 돼지고기와 궁합이 좋아 돼지고기의 콜레스테롤을 주꾸미의 타우린이 중화시켜 건강에도 이로우며 함께 먹으면 맛이 배가 되기도 한다.

◆ 없어지고 비싸지는 주꾸미
동백꽃이 한창 필 무렵인 3~4월 주꾸미도 제철을 맞이해 충남 서천에서는 주꾸미 축제가 열린다. 어린이 주꾸미 낚시 체험 및 선상낚시 체험과 함께 다양한 쭈꾸미 요리와 함께 수산물 구매도 할 수 있다.

다만 올해는 주꾸미 어획량 감소로 인해 판매단가가 상승했다. 올해 군산지역의 주꾸미 어획량은 53톤으로 전년보다 40% 가량 줄어들었다.

노량진수산시장에서는 4월 2주차 기준 주꾸미 1kg당 44,800원으로 전년 동기 37,300원 대비 20% 상승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으며, 23년 평균 25,300원 보다 80% 높은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한편, 수협중앙회에서 운영하는 수산물 전문 온라인 쇼핑몰 수협쇼핑에서는 봄 제철을 맞이한 국내산 주꾸미를 활, 양념, 급랭 등 다양한 형태로 할인해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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