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미국서 대박난 '스킨천사' IPO 추진

머니투데이 조한송 기자 2024.04.25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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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이버 매출 추이/그래픽=이지혜크레이버 매출 추이/그래픽=이지혜


미국에서 돌풍을 일으킨 스킨케어 브랜드 '스킨천사(SKIN1004)'를 전개하는 크레이버가 IPO(상장)를 추진한다. 크레이버 지분 55%를 보유한 재무적 투자자(FI)들이 최근 회사 매각을 추진 중인 것과 별개다. 기업 가치를 얼마나 평가받느냐에 따라 FI의 지분 매각 여부도 판가름 날 것으로 관측된다.

25일 IB업계에 따르면 크레이버는 2018년 상장 주관을 맺은 대신증권과 올해부터 다시 상장 작업을 진행 중이다. 과거 한 차례 IPO를 추진하다 실적이 고꾸라지면서 중단했지만 사업구조 전환 후 고성장을 이어가자 상장 작업을 재개한 것이다. 크레이버는 올해 말 지정 감사를 거쳐 내년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크레이버는 2014년 설립 초기 '비투링크'라는 이름으로 중화권을 중심으로 K-뷰티 브랜드의 해외 유통을 돕는 비즈니스를 전개했다. 이후 한한령 등의 영향으로 2019년 이후 중화권 매출이 급락하자 상장 작업을 중단하고 중소 유망 브랜드를 인수해 육성하는 방향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했다. 그 대표적인 브랜드가 스킨천사다.

스킨천사는 크레이버를 살린 효자 브랜드다. 스킨천사의 매출액은 2022년 331억원에서 지난해 669억원으로 두배 이상 증가했다. 미국, 동남아 등 해외에서 스킨케어 제형의 부드러운 사용감을 살린 선세럼 등이 인기를 끈 덕분이다. 해당 제품은 아마존 최대 할인행사인 '프라임 데이'에서 지난해 7월 선크림 부분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국내 유명 브랜드들이 중국 시장으로 향할때 선제적으로 미국 시장을 공략한 전략이 적중했다. 특히 인도네시아와 미국 등에서는 매스 브랜드로 거듭나면서 올해 실적도 기대감이 높다.



이밖에도 크레이버는 '이데넬' '띰' 등 5개의 스킨케어 및 색조 브랜드를 전개중이다. 신소재 개발을 통한 화장품 ODM(제조업자개발생산), 글로벌 B2B(기업간거래) 플랫폼도 운영하고 있다.

스킨천사의 흥행에 힘입어 크레이버 전체 매출액도 성장세다. 크레이버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93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전년도(456억원) 대비 두배 가까이 뛴 실적이다.

올해 매출 성장세는 더 가파르다. 1분기 매출액은 450억원 가량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 매출액(930억원)의 절반에 달하는 수치다. 이를 토대로 올해 연간 매출액은 3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에비따(EBITDA·상각전영업이익)을 고려했을때 기업가치는 5000억원 이상이 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한편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크레이버의 재무적투자자(FI)들은 최근 삼정KPMG를 자문사로 선정하고 약 55%의 보유지분을 한꺼번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2022년 말 기준으로 크레이버의 단일 최대주주는 18.4%의 지분을 쥔 창업자인 이소형 대표다.

크레이버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상장 작업을 진행중인 것은 맞다"며 "기업가치를 얼마나 받느냐에 따라 FI의 지분 매각 여부도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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