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수소환원제철 기술 '하이렉스' 개요/그래픽=이지혜
철강은 현재 전기화가 초기 단계에서 가장 역동적으로 추진되는 산업 영역이다. '탄소배출의 주범'이라는 오명도 있는 만큼, 업계는 그동안 단계별 전기화 전환 시나리오를 마련했고 이를 실현할 기술을 숙성시켰다. 단계별 전환의 첫 단추가 탄소 배출이 많은 고로 대신 전기로를 늘리는 작업이다. 전기로는 전기로 생성된 열로 쇳물을 만드는 만큼 운용 과정에 석탄과 가스 연소가 필수적인 고로에 비해 탄소 배출이 적다.
사실 전기로 자체에는 특별히 진보된 기술이 적용되진 않는다. 후판과 형강 등 고철을 전기로에서 녹여 만든 제품의 수요가 오래전 부터 있었다. 이미 보편적으로 사용되던 전기로를 늘려나가는 셈이니 품을 안들이고 당장 추진 가능한 전기화인 셈이다. 하지만 철강업계의 전기화는 단순히 전기로를 늘리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전기로 확대 다음 단계 준비에도 이미 나섰다. 고철 대신 직접환원철(DRI)을 녹여 보다 고품질의 쇳물을 만드는 새로운 전기로인 'ESF(Electric Smelting Furnace)' 개발이다. 아직 세계적으로 상용화되지 않은 전기로다. 호주 철강사 리오 틴토와 BHP도 개발 중인데 포스코에서 먼저 의미있는 성과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포스코는 이미 비철금속을 녹이는 용도로 개발된 단일용량 세계 최대 ESF를 운용 중이다.
ESF는 단순히 전기화에만 기여하는게 아니다. 본격적 무탄소 철강시대를 열 수소환원제철 기술의 핵심이 된다.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의 기반 기술인 '하이렉스(HyREX)'를 개발 중인데,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수소를 이용해 철광석에서 산소를 분리한 철을 ESF에서 녹여 쇳물을 뽑아내게 된다. 결국 수소환원제철은 철강 산업 전기화의 최종 진화형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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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의 동력원인 배터리 산업도 세계시장을 주도한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은 미국과 유럽 곳곳에 가장 진보한 생산설비를 구축하고 세계 모빌리티 전기화의 병참기지 역할을 한다. 지난해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점유율은 27.8%로 1위였다. 건설기계 역시 전기화 물결에 올라탔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지난해 하반기 1.7톤 전기굴착기를 출시했고 HD현대건설기계는 올해 1.9톤 전기굴착기를 내놓을 예정이다. 양사는 2026년까지 3.5톤급을 출시해 전기굴착기 라인업을 확대하고, 14톤급 중형 굴착기 전동화도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