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충북 청주 오승읍 질병관리청 국가병원체자원은행에 위치한 생물안전3등급(BL3) 시설에서 박민우 질병청 생물안전평가과 연구사가 UV(자외선)패스박스를 설명하고 있다./사진제공=질병청
지난 27일 찾은 충북 청주 오송읍 질병관리청 국가병원체자원은행에 위치한 BL3 실습교육시설에서 만난 박민우 질병청 생물안전평가과 연구사는 이같이 말했다. BL3 시설은 코로나바이러스 등 인체 위해성이 높은 감염성 물질을 다루는 곳이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백신·치료제 개발 등을 위해 BL3 연구시설을 활용하고자 하는 산업·학술·연구 관계자의 수요가 늘어났다. 이에 BL3 연구시설도 늘어나면서 교육 필요성도 높아졌다. 운전면허 취득 과정에 비유한다면 그간 필기시험과 간단한 장내기능 시험만 진행했다면 교육시설 개소로 도로주행 실습이 가능해진 셈이다.
지난 27일 충북 청주 오승읍 질병관리청 국가병원체자원은행에 위치한 생물안전3등급(BL3) 시설에서 생물안전작업대(BSC)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감염 경로를 설명하고 있다./사진제공=질병청
동물사육실에서는 실험을 위해 감염된 동물이 뿜어낼 감염성 에어로졸을 어떻게 관리하면 되는지를 눈으로 보이는 연기를 활용해 구현했다. 그 밖에도 실험실 내외부를 차단하기 위한 인터락(2개 이상의 문이 동시에 열리지 않는 시스템) 구조, 실험도구 반·출입을 위한 UV(자외선)패스박스 등도 체험할 수 있었다. 관계자는 "BL3 시설에서 모든 오염된 물질은 바깥으로 멸균되기 전까진 나올 수 없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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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행섭 질병청 생물안전평가과장은 "오는 3월부터 법정 교육대상자분들을 대상으로 실습을 시행하게 된다"며 "다음 팬데믹이 오지 않으면 좋겠지만 올 것이기 때문에 이 기간에는 BL3 실습실이 바이오 인력에게 안전사관학교 같은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질병청은 BL3에 대한 지원도 강화한다. 법정의무교육을 지원해 실습교육 대상자를 확대하고 국제협력, 국내기관 실습교육과 견학도 제공한다. 또 바이오업계의 연구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BL3 시설 연계도 확대한다. BL3 시설은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위해 꼭 필요한 시설이지만 시설 확충과 운영에 한계가 있다. 질병청이 시설이 필요한 산·학·연에 BL3 시설을 연결해주는 징검다리가 되는 것이다.
이미 4년간 43건의 연계를 지원했다. 진원생명과학, 셀트리온, 제넥신 등의 국내 백신·치료제 개발이 대표적인 사례다. 올해는 BL3 시설이 100개로 늘어날 예정인 가운데 연계 지원 대상도 확대한다. 기존 코로나19 병원체에서 모든 감염성 원인 병원체로, 연구목적도 백신·치료제에서 보건의료 용도 연구 개발로 늘린다. BL3 시설 대여 과제를 평가할 타당성 검토위원회도 구성한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신종감염병 대비·대응을 위한 백신·치료제 개발 과정에서 BL3 시설 국가 인프라와 훈련된 인력확보가 매우 중요하다는 교훈을 얻었다"며 "질병청은 BL3 교육시설 운영으로 감염병 연구 활성화에 기여하고 미래 팬데믹에도 적극 대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