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비 노제가 지난해 11월 30일 오전 온라인으로 진행된 엠넷 '스트릿댄스 걸스 파이터'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스트리트우먼파이터에서 '헤이마마' 안무로 인기를 끈 댄서 '노제'는 지난달 1일 'Dance With NO:ZE'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안무가들의 저작권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이다. 헤이마마의 인기에 힘입어 온라인에 수많은 커버댄스가 쏟아졌지만, 정작 노제에게 돌아간 저작권 수익은 거의 없었다. 이에 노제는 자신뿐만 아니라 수많은 안무가들의 창작활동에 따른 수익을 보장하기 위해 NFT(대체불가토큰) 기술을 적용해 안무가들의 권익을 지켜나가겠다고 밝혔다.
춤 역시 창작의 고통이 들어간 '저작물'
걸그룹 있지(ITZY).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안무의 저작물 등록을 가로막는 요인으로는 우선 기록 방식에 대한 합의가 없다는 점이 꼽힌다. 흔히 쓰는 방식은 한 장면씩 캡처하듯 안무 동작을 등록하는 방법인데, 세부적인 동작을 조금씩 바꾸는 식으로 저작권법을 피해가는 경우도 있다. 또 창작성의 범위를 정의하기 어렵기에 시크릿 '샤이보이'의 판례처럼, 실제 소송을 진행하면서 재판부의 판단을 기다려야 한다는 점도 걸림돌로 꼽힌다.
저작권법 침해 여부를 가르는 건 '수익창출'
/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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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저작권위원회의 상담사례집은 학교소풍 시즌에 학생들이 장기자랑을 위해 기존 음악이나 안무를 이용하는 것의 위법성 여부를 다루고 있다. 저작권위원회는 "결론적으로 저작권자에게 별도의 허락을 받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영리목적이 아닌 공연이며, 청중이나 제3자로부터 반대급부를 받지 않고, 실연자에게 통상의 보수를 지급하지 않는 등의 요건을 충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저작권뿐만 아니라 저작인접권 역시 침해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다만 문제가 되는 것은 이를 촬영해 유튜브나 블로그 등에 업로드하는 경우다. 이 경우에는 저작권자의 동의가 필요하다. 특히 블로그나 유튜브에 광고가 붙어있을 경우 '영리목적'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크다.
노래방 음원 사용해도 저작권 침해할 수 있어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사진=뉴시스
이 경우 대부분의 수익은 저작권자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크리에이터가 얻는 게 별로 없다. 이를 피하기 위해 노래방 MR을 사용하는 크리에이터들이 있는데, 이 역시 노래방기기업체들과 별도의 계약이 필요하다. 2019년 한 유명 커버송 유튜버는 노래방 반주 MR을 활용한 커버송 영상을 올리다 금영미디어 및 TJ미디어의 저작권을 침해했다는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마음 먹고' 올린 음원만 문제가 되는 것도 아니다. 유튜브 등의 플랫폼은 영상에서 저작권보호 대상 음원을 자동으로 추출해 저작권침해 여부를 판단하는 시스템이다. 크리에이터가 영상을 촬영하는 도중 길거리 또는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음원이 포함될 경우에도 저작권을 침해하는 영상으로 분류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안무' 저작권 보호 활성화 위한 사회적 분위기 필요
지난달 6일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승원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주최하고 사단법인 안무창작가협회가 주관한 ‘안무저작권 실질적 활용 및 인식 개선을 위한 공청회’. /사진=뉴스1
이날 댄스그룹 클론 출신의 강원래씨는 "대한민국 안무가의 위상은 세계적이지만, 안무저작권에 대해서는 대중은 물론 안무가들 조차 제대로 인식 못하는 상황"이라며 "안무저작권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함께 대중의 즐길 권리와 안무가에 대한 존중이 공존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돼야 한다"고 밝혔다.
신민영 법무법인 호암 대표변호사는 "안무 역시 엄연히 저작권 보호 대상이라는 인식이 덜 퍼져있지만, 단순히 법을 몰랐다는 이유로 저작권 침해가 면책될 수는 없다"며 "크리에이터나 네티즌 모두 동영상 제작과 공유 과정에서 저작권 침해를 조심하기 위한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