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부터 6월 5일까지 9일간 ‘제2회 강남 인테리어 디자인 위크’가 강남구 논현동 가구거리 일대에서 진행되는 가운데, 네덜란드 리비에라 메종의 가구와 더치디자인브랜드의 종이 사이드 테이블이 전시돼 있다. © 주한 네덜란드 대사관 제공
코로나로 인해 집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난 전 세계인들에게 네덜란드 디자인은 친환경, 지속 가능한 성장력, 독특한 아름다움과 반전의 재미를 주는 새로운 디자인의 주류로 급부상하고 있다.
네덜란드 럭셔리 디자이너 제품을 국내에 소개하는 더치 디자인하우스의 양현진 대표는 "한국 디자인 시장은 지난 10년간 모노톤의 차분한 북유럽 디자인이 대세였다면, 독특한 색감과 재미있는 이야기가 담긴 네덜란드 디자인 제품들이 앞으로 그 바통을 이어 받을 예정입니다. 모두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단순하고 무난한 제품보다 소품 하나를 구매해도 소비자에게 재미를 주고 제품이 가진 의미를 공유하는 과정을 즐기고 있어요."라고 했다.
2021 강남 인테리어 디자인 위크 주제관 1층에서 마련된 더치 디자인 특별 기획관에서는 네덜란드의 아름다운 풍경과 디자인을 담은 제품을 담은 공간에서 잠시나마 네덜란드에 여행을 온 듯한 느낌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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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장식을 쉽고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익시(IXXI), 네덜란드 대표 홈 인테리어 브랜드 리비에라 메종뿐 아니라 오피스 가구의 새로운 콘셉트에 도전하는 마르칸트(Markan)는 다이내믹 워킹 데스크를 전시하여 한국에 소개될 예정이고, 네덜란드의 디자인 거장 마르셀 반더스(Marcel Wanders)의 '빅 섀도(Big Shadow)'도 한 자리에서 만나 볼 수 있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네덜란드가 집중적으로 노력하는 디자인의 트렌드 ‘지속 가능한 디자인’ ‘친환경 디자인’에 부합하는 제품뿐 아니라 웨비나를 통해 디자이너들과 소통할 수 있다.
더 이상 사용되지 않는 버려진 필름과 플라스틱을 보고 위기의식을 느낀 ‘반다 반 리에트(Wanda van Riet) 와 재활용되는 종이 소재로 200kg의 무게를 견디는 페스티벌 의자를 만들어 세계적인 대 히트를 기록한 ‘팀 발디(Tim Várdy)는 독특한 디자인 철학과 성공 스토리를 들고 한국 관객을 찾아간다.
네덜란드 디자이너 반다 반 리에트. © 차현정 통신원
반다는 재활용 소재를 활용하여 전통과 현대의 예술을 연결하는 작업을 하는 네덜란드 디자이너로 유명하다. 덴보스 예술대학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한 그녀는 어느 날 첨단 디지털카메라의 발전으로 갑자기 버려지게 된 아날로그 필름을 보고 이 재료를 살려서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반 고흐의 그림 디자인을 바탕으로 접을 수 있고 방수 기능을 갖춘 화병을 만들었다.
그녀가 암스테르담 반 고흐 뮤지엄 관계자에게 처음 들은 말은 반 고흐의 그림으로 무슨 짓을 한 것이냐는 불만 섞인 평가였다고 한다.
"예술은 뮤지엄에만 가야 볼 수 있고, 돈이 있고 비싼 그림을 살 수 있는 특권층의 소유여서는 안됩니다. 예술은 가장 쉬운 곳에 가장 가까운 곳에서 가장 재미있게 즐길 수 있어야죠."라고 그녀는 말했다. 그래서 그녀는 가장 흔하게 버려지는 플라스틱 재료를 특수 친환경 가공하여 가장 아름답고 쉽게 꽃을 꽂을 수 있는 접는 화병으로 재탄생 시켰다. 제일 처음 그녀의 작품을 혹평했던 반 고흐 뮤지엄은 이제 그녀의 제품 중 독점 라인을 뮤지엄 샵을 통해서 판매를 하고 있다.
그녀의 이 기발한 철학이 담긴 제품들은 밀라노, 파리, 에인트호번 디자인 위크에서 주목을 받으며 네덜란드 각 지자체와 협력을 통해 친환경적인 디자인 제품의 표본이 되고 있다. 네덜란드 한 도시의 시청 벽면에는 그녀의 친환경 화병이 전시되어 있고 사무실 공간에서 가장 쉽게 사용되는 화병으로 소개되었다.
폐플라틱을 활용한 화병들. © 차현정 통신원
"앞으로 신윤복이나 신사임당의 그림에서 영감을 받은 고요한 색감과 아름다운 선을 살려 제 작품에 활용해보고 싶습니다. 업사이클링 원료를 활용한 네덜란드 친환경 디자인에 전통 한국의 미를 담아 본다면 어떨까요?"라며 환하게 웃었다.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화병이 강남디자인위크에 전시된 모습. © 주한네덜란드대사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