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무역협상을 타결할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완전한 결렬만 아니라면 시장엔 나쁠 게 없다." (모나 마하얀 알리안츠GI 투자전략가)
오는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개최될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기간 중 있을 미중 정상회담에 대한 월가의 관측이다. 요약하면 또 다시 '휴전협정'이 맺어질 공산이 크고, 판이 깨질 정도만 아니면 주가에 충격은 없을 것이란 얘기다.
24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관망세가 이어진 가운데 이란 최고지도자를 겨냥한 미국의 추가제재에 따른 중동의 군사적 긴장이 투자심리를 짓눌렀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26.01포인트(0.32%) 떨어진 8005.70에 마감했다. 초대형 기술주 그룹인 이른바 MAGA(마이크로소프트·애플·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아마존) 중에선 애플과 알파벳이 하락했다.
AJ벨 인베스트먼트의 러스 물드 이사는 "시장의 모든 관심이 미중 정상회담에 쏠려있다"며 "이 회담의 결과가 올 여름 장세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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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왕셔우원 중국 상무부 부부장은 이날 "두 정상이 지난주 전화 통화로 합의한 중요한 컨센서스를 공고히 하기 위한 방법을 양국 협상단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CMC마케츠 영국법인의 데이비드 메이든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은 분명히 미중 정상회담에 대해 조심스럽게 낙관적"이라고 했다.
그렇다고 타결을 기대하긴 어렵다. 미국은 중국에 기술기업에 대한 과도한 정부 보조금과 기술탈취 등을 막기 위한 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중국은 국무원 지침으로 갈음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미국의 법 개정 요구를 '내정간섭'이라고 비판해온 중국 지도부가 지금와서 법 개정을 수용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등에 대한 미국의 제재도 쟁점이다. 왕 부부장은 "미국이 화웨이를 포함한 중국 기업에 대한 '부적절한' 거래 제한 조치를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화웨이 문제 등에 대해 국가안보와 기술패권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트럼프 행정부가 물러설 공산은 크지 않다.
한편 다음달 연준의 금리인하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시장은 이제 인하 자체가 아니라 0.5%포인트 수준의 대폭 인하에 기대를 걸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미국 연방기금 금리선물시장은 다음달말 FOMC에서 정책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을 100% 반영하고 있다. 25bp(1bp=0.01%포인트) 내릴 것이란 전망이 57.4%, 한꺼번에 50bp를 인하할 것이란 기대가 42.6%다.
지난 주말과 비교할 때 시장이 판단한 25bp 인하 가능성은 67.7%에서 약 10%포인트 낮아진 반면 50bp 인하 확률은 32.3%에서 같은 폭 만큼 높아졌다. 연준이 금리를 25bp 인하할 경우 오히려 시장이 실망감을 보일 수도 있다는 뜻이다.
세븐포인츠캐피탈의 마이크 맨지어리 파트너는 "중요한 건 연준 뿐"이라며 "금리인하는 이미 기정사실화된 만큼 걱정할 게 없다"고 했다. 이어 "만약 걱정할 일이 생긴다면 연준이 임시처방이라도 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