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노딜'? '오사카 빅딜'?…트럼프의 선택은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19.06.23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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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배의 뉴욕브리핑] 이번주 미중 정상회담 '노딜'시 美금리인하 폭 커질 수도…25일 파월 연준 의장 연설 주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만약 시장이 미중 정상회담에서 무역협상의 진전이나 타결 신호를 기대하고 있다면 큰 실망을 경험할 수도 있다." (린지 벨 CFRA리서치 투자전략가)

전세계의 눈이 일본 오사카를 향하고 있다. 오는 28~29일(현지시간) 오사카에서 개최될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릴 미중 정상회담 얘기다. 미중 무역전쟁과 북핵,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 등이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월가의 관심은 무역협상에 쏠려있다. 타결은 기대난망이다. 미국은 중국에 기술기업에 대한 과도한 정부 보조금과 기술탈취 등을 막기 위한 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중국은 국무원 지침으로 갈음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접점을 찾기 어려운 대목이다.



기대를 걸어볼 만한 건 무역협상과 북핵협상의 '빅딜'이다. 중국이 북한 비핵화를 돕는 대가로 미국이 무역협상에서 한발 물러서는 시나리오다. 최근 방북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전향적인 메시지를 받았다는 전제에서다.

그러나 이 역시 전망이 밝진 않다.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내건 조건들은 단지 협상 카드가 아닌 국운이 걸린 지상과제라는 점에서다.



그나마 시장이 바라는 건 무역협상의 공식 재개 정도다. 만약 이마저도 안 된다면 시장의 충격은 불가피히다. 그러나 이 경우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인하폭이 커질 가능성은 있다.

"중국과 합의 안 해도 괜찮다"고 큰소리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지난 2월말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과 같은 '노딜'(no deal)을 바라는 건 아니다. 21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대중국 연설을 취소한 것도 중국을 더 이상 자극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XM증권의 마리오스 해지키리아코스 애널리스트는 "미중 정상이 진지한 무역협상의 재개를 합의할 경우 불안한 주가 랠리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란 문제도 변수가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미군 드론(무인기)을 격추한 이란에 대해 공격 명령을 내렸다가 공격 개시 10분 전 전격 취소했다. 공격시 약 150명이 숨질 수 있는데, 이는 사상자가 없는 무인기 격추에 비례적이지 않다는 게 이유였다. 만약 이란의 도발로 미국측 사상자가 나온다면 얘기가 달라진다는 뜻이다.

이밖에 이번주 월가가 주목하는 최대 이벤트는 25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공개 연설이다. 다음달 금리인하를 확신하는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는 발언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연준은 19일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책성명에서 금리동결 기조를 뜻하는 '인내'(patient)란 표현을 삭제하며 금리인하 기조로의 선회를 공식화했다.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은 21일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물가와 성장률 둔화 등을 고려해 경기부양에 초점을 맞춘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21일 현재 미국 연방기금 금리선물시장은 다음달말 FOMC에서 정책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을 100% 반영하고 있다. 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것이란 전망이 67.7%, 한번에 0.5%포인트를 인하할 것이란 기대가 32.3%다.

같은 날 발표되는 6월 소비자신뢰지수와 5월 신규주택 거래건수도 경기의 향방을 가늠할 척도로서 눈여겨 볼만하다. 28일엔 5월 소비자지출과 근원 물가상승률이 공개된다.

지난주(17∼21일) 뉴욕증시는 금리인하 기대에 랠리를 이어갔다.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5거래일 동안 2.4% 올랐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500 지수는 2.2% 상승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3.0%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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