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낸드 적자 위기 벗나…"한달 뒤 시장가격이 1차 가늠자"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19.06.24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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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메모리 생산차질로 시장 재고 해소 가능성…낙관론·신중론 비등

삼성 낸드 적자 위기 벗나…"한달 뒤 시장가격이 1차 가늠자"


전세계 낸드플래시 2위 제조업체인 도시바메모리의 일부 생산라인이 정전으로 가동중단되면서 업계가 시장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낸드플래시 가격이 재고 누적으로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앞으로 3~4주 동안의 현물가격이 시장 수급을 파악할 1차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도시바메모리는 주력공장인 미에현 욧카이치 공장에서 지난 15일 발생한 정전으로 6개 생산라인 가운데 2개 라인을 여전히 정상가동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욧카이치 공장은 도시바메모리의 낸드플래시 주력 생산라인으로 협력관계인 미국의 웨스턴디지털(시장점유율 3위)도 이 곳에서 낸드플래시를 생산한다.



도시바메모리가 구체적인 피해 규모를 밝히지 않지만 업계에선 정전 사고에 따른 피해가 월 생산량의 10~25%에 달할 것으로 본다. 반도체 공장은 24시간 가동체제로 작업이 중단되면 공정이 진행되고 있던 웨이퍼를 대부분 폐기처분한다.

지난해 세계 1위 파운드리업체 대만의 TSMC의 경우 랜섬웨어로 생산설비를 잠시 멈췄다가 연매출의 3%(3000억원)에 달하는 손해를 봤다. 삼성전자 (77,100원 ▲800 +1.05%)도 지난해 3월 평택공장 정전으로 500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전해진다.



외신에선 도시바메모리가 곧바로 모든 라인을 재가동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정상 가동하는 데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반도체 생산라인은 공정 순서에 따라 작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정상 수율을 확보하기까지 짧게는 수일에서 길게는 수개월이 걸린다.

전문가들은 도시바메모리의 생산차질이 재고 누적에 시달리는 시장 수급에 미칠 영향에 주목한다. 낸드플래시 고정거래가격은 128Gb(기가비트) MLC(멀티레벨셀) 기준으로 2017년 8월 5.78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2년 가까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지난달 3.93달러까지 떨어진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도시바메모리의 재가동이 늦어지면 재고소진 측면에서라도 시장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긍정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도시바메모리는 지난해 말 기준 전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점유율 17.6%의 2위 업체다. 욧카이치 공장을 공동 운영하는 웨스턴디지털의 낸드플래시 시장점유율은 14.0%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177,500원 ▲6,900 +4.04%)는 각각 38.5%, 11.0%를 기록했다.

낸드플래시 사업만 떼놓고 볼 때 SK하이닉스는 올 1분기 이미 적자전환한 상태다. 메리츠종금증권은 2분기 낸드플래시 적자가 500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도 2분기 낸드플래시 적자 관측이 나온다.

시장 관계자는 "가동이 중단된 도시바메모리 라인이 상대적으로 시장 수요가 적은 구형 폴더폰용 2D(2차원) 낸드플래시 공정라인이라는 점에서 시장수급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며 "몇 주 안에 현물가격 흐름에 티가 안 난다면 시장수급이 예상보다 더 나쁘다는 방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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