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을 나서 차량에 오르고 있다. /사진=뉴스1
4대 그룹 계열 한 관계자는 익명을 전제로 "예상했던 인선"이라면서도 "최근 검찰이 손을 안 댄 기업이 없을 정도로 광범위하게 수사를 하고 있다 보니 강골로 유명한 윤 지검장이 검찰총장에 내정된 게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윤 내정자는 2017년 서울중앙지검장 부임 이후부터 대기업 관련 수사를 대부분 진두지휘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795,000원 ▲10,000 +1.27%) 분식회계·증거인멸 의혹 수사가 대표적이다.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 의혹과 관련해 코오롱생명과학 등을 압수수색한 곳도 윤 내정자가 수장으로 있는 서울중앙지검이다.
윤 내정자가 검찰총장에 부임하면 기업 관련 수사에 더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윤 내정자 스스로도 검사 시절 현대차 비자금 사건(2006년), C&그룹 횡령·배임 사건(2010년), LIG그룹의 사기 기업어음 사건(2012년), SK그룹의 회삿돈 횡령 사건(2012년) 수사 등을 직접 맡았던 특수통이다. 윤 내정자는 평소 기업 수사에 대해 "'오너 리스크'를 제거하고 기업을 더 발전할 수 있도록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중소기업 일각에선 과거 키코 사태 재수사 기대감도 나온다.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환테크 파생금융상품인 키코에 가입했던 중소기업들이 큰 손실을 입고 줄도산한 뒤 소송을 벌였지만 패소하자 당시 검찰 수사 과정 등에 문제가 있었다며 재수사를 촉구하는 상황이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윤 내정자는 서울중앙지검에서 공정거래조세조사부를 공정거래조사부와 조세범죄조사부로 나눠 하청업체·중소기업을 갈취하는 불공정행위 등에 대한 수사를 강화하기도 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사정기관 수장으로 강골 인사가 부임하는 걸 반길 기업인이 어디 있겠냐만 갑을관계에 시달리는 하청업체 입장에선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해볼 부분도 있는 것 같다"며 "사심 없이 공정하게 수사해 잘잘못을 가린다면 떳떳한 기업 입장에선 누가 검찰총장이 되든 상관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