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부시와 '노무현' 추억하며 한미관계 과시…"견고한 동맹"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2019.05.23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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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盧-부시 함께 결정한 FTA-6자회담이 더 포괄적 동맹에 큰 역할"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10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환담하고 있다. 2019.05.23.    pak7130@newsis.com【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10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환담하고 있다. 2019.05.23. [email protected]


"대통령께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도식에 참석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한미동맹의 견고함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일입니다."(문재인 대통령)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직설적으로 본인의 생각을 말하곤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저와 노 전 대통령은 편하게 이야기를 하곤 했죠."(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문 대통령과 부시 전 대통령은 23일 청와대에서 만나 이같이 대화를 나누며 노 전 대통령을 기억했고, 튼튼한 한미동맹을 재확인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이날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진행된 노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을 했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께서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 결정내렸던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체결, 6자회담 등은 한미동맹을 더 포괄적인 동맹으로 발전시켜 나가는데 큰 역할을 했다"며 "저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그 정신을 이어서 한미동맹을 더 위대한 동맹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긴밀하고 공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과는 좋은 기억이 많다. 저희 부부와 노 전 대통령 부부만 단독으로 가졌던 오찬이 생각난다"며 "그때는 일이 아닌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런 것들이 우정을 더욱 돈독하게 했다"고 회고했다.

직설적인 노 전 대통령의 화법을 언급하면서는 "대부분의 정상들은 마음 속에 있는 말을 솔직하게 털어놓지 못할 때가 많지만, 이러한 대화가 양국 정상 간 좋은 관계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노무현의 비서실장'이었던 문 대통령도 "예전에 노 전 대통은 부시 전 대통령과 대화를 나눠보면 소탈하고 진솔한 면이 많다면서 편하게 대화를 했다고 평가를 했었다"고 맞장구를 쳤다.


문 대통령은 퇴임 후 화가가 된 부시 전 대통령이 자신이 직접 그린 노 전 대통령의 초상화를 가져온 것과 관련해 "아마 유족들에게는 그보다 더 따뜻한 위로가 없을 것"이라며 "(노 전 대통령의 부인인) 권양숙 여사를 비롯한 유족들과, 또 여전히 노 전 대통령을 그리워하는 우리 국민들에게 아주 큰 위로가 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부시 전 대통령은 웃으며 "노 전 대통령과 (그림이) 닮았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그는 "화가가 되고 삶이 변했다"며 "새로운 지평을 열게 됐다. 과거에 알지 못했던 그런 새로운 삶을 살게 되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부시 전 대통령이 자신이 닮고 싶은 화가로 네덜란드의 렘브란트를 꼽았던 것을 상기시키며 "화가의 길을 걸으면서 대통령(부시) 속에 있던 렘브란트를 찾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고, 부시 전 대통령은 웃으며 "아직 렘브란트를 발견하진 못했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서거한 부시 전 대통령의 부친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을 추모하며 "심심한 조의를 표한다. 아버지께서는 우리 국민들로부터 많은 존경과 사랑을 받았었다"고 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저는 정말 훌륭한 부모님을 만나서 행운아라고 생각한다"며 "부친께서는 한국을 매우 사랑했다. 저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문 대통령은 부시 전 대통령과 만난 직후 "제가 평소에 류진 풍산그룹 회장을 통해서 (부시 전 대통령의) 근황을 많이 듣고 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류 회장은 이날 면담에 동석하기도 했다.

국내 방산기업인 풍산그룹과 류 회장은 부시 가문과 인연이 깊다. 이번 부시 전 대통령의 방한도, 부시 대통령 측이 류 회장을 통해 국내에 의사를 타진하면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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