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입맛 맞추려 3년간 마라탕만 먹어" '마라열풍' 개척자

머니투데이 이강준 기자 2019.05.26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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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향란 라화쿵부 대표 "마라탕 업계 1위라는 자부심"…"롱런하는 프랜차이즈로 가꿔가겠다"

13일 오전 11시 서울 자양동 라화쿵부 건대점에서 천향란 대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제공=라화쿵부13일 오전 11시 서울 자양동 라화쿵부 건대점에서 천향란 대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제공=라화쿵부


"중식의 세계는 마라탕 말고도 무궁무진합니다. '라화쿵부'를 마라탕 전문점에서 종합 중국 외식 브랜드로 성장시키는 게 목표입니다."

마라탕 전문 프랜차이즈 '라화쿵부'의 천향란 대표는 라화쿵부의 비전을 이같이 밝혔다. 천 대표의 '라화쿵부'는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의 마라탕 개척자'다. 2012년 서울 대림동에서 라화쿵부 1호점을 낼 때만 해도 '마라탕'은 낯선 음식이었지만, 최근 아시안 푸드의 인기에 힘입어 '마라'는 외식업계 가장 핫한 아이템이 됐다. 라화쿵부는 외식업계의 불황에도 매장수 70개를 돌파했고 최근 부산의 롯데백화점 서면점과 광복점에도 입점했다.



천 대표는 라화쿵부를 오픈하면서 "한국 사람들이 김치찌개, 라면 등 매콤한 국물 문화를 즐기기 때문에 마라탕이 잘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고 밝혔다.
13일 오전 11시 서울 자양동에 위치한 라화쿵부 건대점에서 천향란 대표가 마라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제공=라화쿵부13일 오전 11시 서울 자양동에 위치한 라화쿵부 건대점에서 천향란 대표가 마라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제공=라화쿵부
조선족 출신 부모를 둔 천 대표는 중국 하얼빈 출신으로 장시성(江西省)에서 대학을 졸업했다. 아버지가 운영하던 회사가 부도가 나자 부모님들은 한국에서 중화요리 식당을 하기로 결정했다. 천 대표는 2006년 대학을 마치고 24살 때 부모님이 계신 한국에 들어왔다. 어머니의 식당일을 도우면서 매운 국물을 즐기는 한국인의 식문화도 이때 파악했다.

사실 천 대표는 식당 셰프로 일했던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유달리 '맛집'에 대해 어릴 때부터 관심이 많았다. 맛집을 찾아 아르바이트로 돈을 모아 기차로 '대륙 횡단'을 하기도 했다. 그는 "기차에서 숙식하면서 중국 동서남북을 돌아다녔던 경험이 지금 라화쿵부 브랜드의 자양분이 됐다"고 말했다.



천 대표는 2012년에 1호점을 오픈하면서 3년 동안 '마라탕' 연구만 했다. 이 기간에 매운 마라 소스에 속이 쓰렸지만, 며칠 빼고는 마라탕만 먹었다. 그는 "장시성식 마라 소스를 한국 사람에 익숙한 사천식으로 바꾸고, 또 거기서 한국인 입맛에 맞게 향신료 양을 조절하면서 시간이 더 걸렸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마라탕은 중국 마라탕보다 마라 소스의 원재료인 '산초'가 적은 게 특징이다. 마라 소스의 매운맛과 혀를 얼얼하게 하는 뒷맛은 모두 산초 때문이다. 천 대표는 한국인 입맛에 맞추기 위해 중국의 마라탕보다 산초의 양을 줄이고 땅콩 소스 등으로 고소한 맛을 더했다. 특히 라화쿵부 마라탕은 고객이 직접 44가지 채소 중에 본인이 직접 넣어 먹고 싶은 것을 골라서 바구니에 담는 게 특징이다. 주방에선 마라 육수에 고객이 고른 채소를 넣고 끓여서 마라탕을 완성한다.

천 대표는 "마라탕을 아무리 좋아한다고 해도 고객별로 선호하는 채소가 있고 아예 먹지 못하는 식재료도 있다"며 "채소 부페를 운영하면서 단가도 높아지고 인건비도 더 들어가지만 손님이 자신만의 베스트 '마라탕'을 먹을 수 있다면 전혀 아까운 비용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천 대표는 최근 메뉴 다변화, 채널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는 "현재 라화쿵부 신메뉴로 양꼬치도 개발하고 있다"며 "라화쿵부 마라탕을 집에서도 편히 즐기고 싶다는 고객들 요청에 따라 마라탕 가정간편식(HMR) 제품도 개발 중인 단계"라고 말했다.
/사진=라화쿵부 홈페이지 캡처/사진=라화쿵부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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