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28시간' 근무 독일, 4일 일하는 일본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2019.05.20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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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처음으로 주 28.8시간 근로 도입한 폭스바겐...'과로 왕국' 日도 주4일제 등 실시

/사진=로이터통신./사진=로이터통신.


1994년 폭스바겐은 유럽에서 유례없는 근무제를 도입했다. 경기 불황으로 회사가 위기를 겪자, 2만명의 일자리를 지키는 대신 주 28.8시간 근무제를 도입하고 임금도 삭감키로 한 것이다.

당시 독일은 주 35시간제를 시행 중이었고, 유럽에서도 주당 30시간 미만의 근무시간은 논의조차 되지 못하던 때였다. 회사 사정이 좋아서 선택한 일은 아니었지만 회사는 자동차 한대 조립시간이 1993년 30시간에서 1998년 20시간으로 줄어드는 효과를 누렸다.



독일은 근무시간 단축의 선구자로 꼽힌다. 독일금속노조(IG Metall)는 1960년대 일찌감치 주 40시간제를 이끌어냈고, 1990년대엔 주 35시간제를, 지난해초엔 근로자가 원할 때 주 28시간에서 길게는 40시간까지 노동시간을 선택할 수 있도록 협약을 맺었다.

폭스바겐도 2007년 위기땐 동일임금에 주 근무시간을 다시 33시간으로 늘리는 등 노사가 상황에 따라 유연한 타협을 했다.



일본은 '과로 왕국'이란 오명을 벗고 구인난을 해소하기 위해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일본 유니클로는 2015년부터 매장 정직원 1만1000여명을 대상으로 주 4일제 근무를 도입했다. 근로시간은 주 40시간으로 기존과 같아 하루 근무시간이 8시간에서 10시간으로 늘어난 셈이다.

야후재팬은 2017년 육아나 가족 간병 등의 사정이 있는 직원들에게 주 4일제(32시간) 근무를 하는 대신 급여를 낮추는 제도를 도입했다. 일주일에 하루는 무급으로 쉰다. 토요타 자동차 등 자동차업계를 비롯해 금융업계에서는 재택근무제로 근무 유연성을 높이고 있다.

이밖에 호주와 뉴질랜드는 기업별로 주4일제를 도입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고, 영국은 올 하반기부터 본격 실험에 나선다. 미국은 아마존 등이 임금을 줄이는 대신 주 4일 근무하는 방안을 놓고 실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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