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CI는 예고된 악재…공포에 질리긴 이르다"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2019.05.13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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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전략]미중 무역협상 쇼크 이어 5월 MSCI 신흥국 편입 비중 조정에 흔들리는 증시

"MSCI는 예고된 악재…공포에 질리긴 이르다"


'노딜' 미중 무역협상 소용돌이에서 채 벗어나지 못한 한국 증시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이슈를 마주했다. MSCI 지수 이슈는 매년 반복되는데다 예고까지 하지만, 상장지수펀드(ETF)로 대표되는 패시브 자금 흐름과 직결돼 있어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한다.

오는 14일(현지시간 13일)로 예정된 MSCI 신흥국 지수 변경은 중국 비중을 늘리고 사우디아라비아·아르헨티나 등을 신규 편입하기로 한 만큼 한국 입장에선 외국인 투자금이 줄어드는 악재로 인식되고 있다.



13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9.03포인트(1.38%) 떨어진 2079.01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0일 2100선을 겨우 방어했지만 이날은 2080선까지 내줬다. 지난 1월16일(2106.1) 2100선을 회복한 이후 최저치다. 코스닥도 13.82포인트(1.91%) 하락한 708.8을 기록했다.

무역협상 당사국인 미국의 뉴욕 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상승 마감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는 이날 국내 증시가 급락 마감한 배경으로 MSCI 이슈를 꼽는 이유이기도 하다.



MSCI 지수(Morgan Stanley Capital International Index)는 글로벌 펀드 투자기준이 되는 대표적인 지표로 미국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의 자회사 모건스탠리 캐피탈 인터내셔널이 산출 발표한다. 글로벌 주식시장을 선진시장(DM)과 신흥시장(EM), 프런티어시장(FM)으로 구분, 국가·산업 등에 따라 100여종 지수를 제시한다.

한국 시장은 이 중 신흥시장·아시아·극동 등 지수에 포함돼 있다. 특히 이머징 마켓을 아우르는 신흥국 지수는 해외 펀드들이 한국 시장에 투자할 때 판단 지표로 삼는 대표적인 지수여서 편입 비중에 따라 외국인 투자 규모도 크게 달라진다.

지난 3월 예고 대로 MSCI 편입비중은 중국 A주(내국인과 허가받은 해외투자자만 거래 가능한 주식) 대형주와 ChiNext(기술주) 비중을 늘리고 사우디라아비아(2.7%), 아르헨티나(0.3%) 등을 신규 편입할 예정이다. 5월과 8월, 11월 3차례에 걸쳐서 비중을 조정하는데 한국의 경우 4월말 현재 12.8%인 MSCI 지수 비중이 올 연말엔 12.08%로 0.72%포인트 낮아질 전망이다. 개별 종목 중에선 KT와 , DGB금융지주 등이 편출될 것으로 점쳐진다.


전문가들은 이번 5월 MSCI 신흥국 투자 비중 변경으로 국내에서 1조원 안팎 패시브자금(인덱스펀드 등 지수추종 장기자금)이 이탈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MSCI 이슈에 대해 지나치게 경계할 필요는 없다고 입을 모은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자금 규모가 커 일시적으로 빠지기보다는 이달부터 점진적으로 변화가 진행될 것"이라며 "이미 지난 3월 중국 A주 비중 확대 발표가 나온 만큼 이번 지수 변경이 액티브 자금(벤치마크 대비 초과수익을 추구하는 단기투자금) 매도를 자극할 가능성도 낮다"고 진단했다.

발표 이후 액티브 자금 규모가 조정돼 온 만큼 시장을 흔들 정도로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풀이다. 실제 MSCI 신흥국 지수를 추종하는 대형 액티브 펀드의 한국 투자비중은 지난 3월초 대비 0.48%포인트(10.66%→10.18%) 줄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이달 MSCI 신흥국 편입 비중 조정으로 한국 수급 충격은 미미할 것"이라며 "신흥시장 국가별 이익기여도 대비 시가총액 차이를 분석해보면 한국 증시의 저평가 구도가 뚜렷한 만큼 역발상으로 액티브 펀드의 국내 투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알파전략팀장은 "과거 사례를 보면 MSCI 재조정 타깃이 되는 대형주보다 중형주와 소형주의 성과가 양호했다"며 "중국 A주 편입이 본격 시작되는 이달 중순 이후 투자전략을 새로 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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