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4일(현지시간 13일)로 예정된 MSCI 신흥국 지수 변경은 중국 비중을 늘리고 사우디아라비아·아르헨티나 등을 신규 편입하기로 한 만큼 한국 입장에선 외국인 투자금이 줄어드는 악재로 인식되고 있다.
무역협상 당사국인 미국의 뉴욕 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상승 마감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는 이날 국내 증시가 급락 마감한 배경으로 MSCI 이슈를 꼽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 시장은 이 중 신흥시장·아시아·극동 등 지수에 포함돼 있다. 특히 이머징 마켓을 아우르는 신흥국 지수는 해외 펀드들이 한국 시장에 투자할 때 판단 지표로 삼는 대표적인 지수여서 편입 비중에 따라 외국인 투자 규모도 크게 달라진다.
지난 3월 예고 대로 MSCI 편입비중은 중국 A주(내국인과 허가받은 해외투자자만 거래 가능한 주식) 대형주와 ChiNext(기술주) 비중을 늘리고 사우디라아비아(2.7%), 아르헨티나(0.3%) 등을 신규 편입할 예정이다. 5월과 8월, 11월 3차례에 걸쳐서 비중을 조정하는데 한국의 경우 4월말 현재 12.8%인 MSCI 지수 비중이 올 연말엔 12.08%로 0.72%포인트 낮아질 전망이다. 개별 종목 중에선 KT와 , DGB금융지주 등이 편출될 것으로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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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이번 5월 MSCI 신흥국 투자 비중 변경으로 국내에서 1조원 안팎 패시브자금(인덱스펀드 등 지수추종 장기자금)이 이탈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MSCI 이슈에 대해 지나치게 경계할 필요는 없다고 입을 모은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자금 규모가 커 일시적으로 빠지기보다는 이달부터 점진적으로 변화가 진행될 것"이라며 "이미 지난 3월 중국 A주 비중 확대 발표가 나온 만큼 이번 지수 변경이 액티브 자금(벤치마크 대비 초과수익을 추구하는 단기투자금) 매도를 자극할 가능성도 낮다"고 진단했다.
발표 이후 액티브 자금 규모가 조정돼 온 만큼 시장을 흔들 정도로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풀이다. 실제 MSCI 신흥국 지수를 추종하는 대형 액티브 펀드의 한국 투자비중은 지난 3월초 대비 0.48%포인트(10.66%→10.18%) 줄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이달 MSCI 신흥국 편입 비중 조정으로 한국 수급 충격은 미미할 것"이라며 "신흥시장 국가별 이익기여도 대비 시가총액 차이를 분석해보면 한국 증시의 저평가 구도가 뚜렷한 만큼 역발상으로 액티브 펀드의 국내 투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알파전략팀장은 "과거 사례를 보면 MSCI 재조정 타깃이 되는 대형주보다 중형주와 소형주의 성과가 양호했다"며 "중국 A주 편입이 본격 시작되는 이달 중순 이후 투자전략을 새로 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