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FFLER] '황후의 품격'을 '막장'이라 욕할 수 없는 이유

머니투데이 김현아 기자, 박광범 기자, 홍재의 기자, 하혜주 크리에이터, 이예진 크리에이터, 신선용 인턴디자이너 2019.05.12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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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제국을 읽다③ '황후의 품격' vs '대한제국아 망해라' 막장 대결

지난 2월 종영한 드라마 '황후의 품격'(이하 '황품')은 '막장 드라마의 대모'라 불리는 김순옥 작가의 최근작이야. '황품'은 방송 기간 내내 '막장'이란 비판을 받았어. 김순옥 작가의 역대 작품들과 비교해도 선정성, 폭력성이 역대급으로 강하고 심했거든.



15세 이상 시청가 등급인 드라마에서 채찍으로 때리고 화상 상처를 마구 긁어내는 고문 장면이 나오고, 앵무새 꼬리에 불을 붙여 태워 죽이고, 임산부를 성폭행 하는 장면을 내보냈으니 말 다 했지. 결국 '황품'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법정제재를 받았어.

김순옥 작가의 차원이 다른 막장 드라마 '황후의 품격'의 주인공들.김순옥 작가의 차원이 다른 막장 드라마 '황후의 품격'의 주인공들.


시청자들은 아무리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라지만 그 정도가 너무 심했다고 비판했어. 특히 공중파 드라마에서 자극적이다 못해 혐오감을 일으키는 장면을 그대로 방송했다는 점에서 '갈 데까지 갔다'는 얘기까지 나왔지.



하지만 그거 알아? 현실은 드라마보다 더 했다는 거? 갑오개혁 당시 탁지부주사로 일했던 윤효정이 쓴 '풍운한말비사'를 현대어로 편역한 책 '대한제국아 망해라-백성들의 눈으로 쓴 살아 있는 망국사'를 보면 '황품' 뺨치는 '실화'들이 나와.

총 4부로 이뤄진 이 책의 1부 '헌종부터 고종까지 망국의 역사 뒤에 숨겨진 이야기들'에는 조선 말기 사회기강이 무너지고 온갖 비리와 부조리가 횡행하던 시절 백성들이 겪어야 했던 고난과 역경을 엿볼 수 있는 여러 에피소드들이 등장해. 그런데 각각의 이야기의 수위나 잔혹함이 드라마보다 더 해.

한 예로 탐관오리들의 매관매직(벼슬을 돈 주고 사고 파는 것)으로 인해 등골이 남아나지 않던 백성들이 분노에 차 반격한 내용의 '탐관오리 어미의 생식기를 세탁하다'란 이야기는 '황품'조차 담을 수 없는 파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 '생식기를 세탁하다'는 제목에서부터 심상치 않음이 느껴지지?


첩의 얼굴을 모래바닥에 갈아버린 참판 어머니의 에피소드도 있다.첩의 얼굴을 모래바닥에 갈아버린 참판 어머니의 에피소드도 있다.
'황품' 속 대한제국 황실은 황실 사람들의 온갖 패륜과 강력범죄, 비리 등이 까발려지면서 폐지되고 말아. 결과적으로 '황품'은 대한제국이 무너지기 직전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인 거지. '대한제국아 망해라'도 조선이 망국의 길로 들어선 시기를 배경으로 한 책이야. '백성들의 시선으로 본 망국사'라 할 수 있지. 한 나라와 체제가 쇠퇴하고 무너지기까지 다양한 징후들이 나타났으며, 특히나 권력층의 부패로 인해 백성들과 서민이 가장 고통 받는다는 걸 허구와 실화를 통해 알 수 있어.

▼ 아래 영상에서 '황품'과 '대한제국아 망해라'의 막장 대결을 확인하고, 역사가 알려주는 교훈을 얻어가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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