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소득주도성장으로 대표되는 문 정부의 경제정책이 모두를 힘들게 한다는 주장의 근거가 전혀 제시되지 않았다. 오히려 최근 발표된 신한은행의 '2019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는 소득주도성장의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난 것을 보여줘 나 원내대표의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근로자와 자영업자 등 취업자가구의 소득이 전년보다 증가했고 특히 저소득층 취업자가구의 소득이 가장 많이 늘어났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자가구 월평균 총소득은 476만원으로 2017년 462만원보다 3.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자가구 총소득이 2016년 461만원에서 2017년 462만원으로 거의 정체된 것과 비교할 때 지난해 취업자가구의 소득 증가는 상대적으로 높았음을 알 수있다.
앞서 신한은행이 발표한 보고서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지난해 하위 20%의 저소득층 취업자가구 소득증가율이 다른 모든 소득분위보다 가장 높았다는 점이다. 그동안 일각에서 주장한 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고소득층만 배불리고 저소득층은 더 가난하게 만들어 소득격차가 악화됐다는 비판과는 사뭇 상반된 결과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소득 하위 20% 취업자가구의 소득은 2017년 170만원에서 2018년 185만원으로 8.8% 증가해 다른 소득 계층에 비해 가장 높은 소득 증가율을 나타냈다. 반면 가장 소득이 높은 상위 20% 취업자가구의 소득은 2017년 887만원에서 2018년 892만원으로 불과 0.6% 증가하는데 그쳐 가장 낮은 소득증가율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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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산층에 해당하는 소득 계층(소득 40~60% 구간)의 경우에도 월평균 소득이 420만원에서 지난해 442만원으로 전년 대비 5.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의 소득 격차 역시 이전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상위 20% 소득 계층과 하위 20% 소득 계층의 소득 격차는 5.2배였으나 2018년에는 4.8배로 줄었다. 이는 2016년에 소득 격차가 5.1배를 나타냈던 것에 비해서도 크게 개선된 결과다. 저소득층의 소득이 다른 계층에 비해 가장 크게 증가하고, 이로 인해 저소득층과 고소득층 간의 소득격차도 이전 연도에 비해 개선된 것이다.
하지만 보고서의 조사 결과 지난해 저소득층 취업자가구가 고소득층에 비해 소득증가율이 훨씬 높았다는 점이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이는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그동안 야당의 주장처럼 계층 간 소득 격차를 악화시킨 것이 아니라 반대로 완화시켰음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해 비경제활동가구까지 포함한 전체 저소득가구 소득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점은 정부의 이전지출이나 복지정책이 훨씬 늘어나야 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다. 오히려 소득주도성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귀결될 수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나 원내대표가 성과를 보이고 있는 소득주도성장을 폐기한다면 이는 소득여건과 격차를 악화시켜 근로자와 자영업자를 정말 힘들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