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가평뮤직빌리지 '음악역 1939'에서 72세 노구를 이끌고 역동적인 무대를 선보인 가수 이장희.
하마터면 잃어버리거나 잊어버릴 뻔한 오래된 뮤지션의 ‘때깔’을 온전히 만날 기회가 찾아왔다. 다시 USB를 찾아 복습하며 굳은 감성의 때를 벗겨야 할지 모른다.
그는 이 무대에서 국내 1세대 세션인 동방의빛 멤버 강근식, 조원익과 함께 '그건 너', '한잔의 추억',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등 명곡을 불렀다. 72세 노구가 이끄는 ‘현역의 힘’이 무엇인지 증명하는 무대이기도 했다.
'Again 학전콘서트'에서 다시 모이는 뮤지션들. 지난 3월 19일 서울 동숭동 학전블루 소극장에서 출연 가수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YB 윤도현, YB 허준, 강산에, YB 김진원, 푸른곰팡이 조동희, 유재하 동문회 스윗소로우 김영우. 이 무대는 오는 5월 19일까지 열린다. /사진=뉴시스
출연진의 면면도 반갑기만 하다. 3일까지 예정된 전인권의 무대를 시작으로 각양각색 뮤지션들이 총출동한다. 좀처럼 만나기 어려웠던 만능 뮤지션 김수철은 5~7일 무대에 오르고 학전과 첫 만남인 김현철은 9, 10일 작은 무대로 관객과 만난다. 학전의 단골손님 권진원(16, 17일), 시대의 아픔을 함께한 안치환 등 전통 포크 뮤지션의 발걸음도 준비돼 있다.
웅산(23, 24일)·정원영(5월 4, 5일)·김광민(5월 10~12일) 등 한국 재즈의 발판을 넓힌 뮤지션의 무대는 낯설고 어려운 장르 뒤에 숨겨진 따뜻함을 엿보는 자리다. 노영심은 5월 13~15일 무대를 통해 그 시절 추억과 뮤지션 노영심의 모습을 모두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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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무대는 김광석 노래 부르기 팀이 꾸린다. 박학기, 유리상자, 동물원, 한동준, 장필순, 자전거탄풍경 등 오랫동안 김광석의 음악을 재해석해온 의리의 뮤지션들이 합동 무대(5월 17~19일)를 펼친다.
시인이 부르는 노래의 명맥이 끊겼다고 느낄 즈음, 그들은 비로소 나타났다. 시로 읽었던 노랫말, 그 날카롭고 속 깊은 가사 속에 담긴 따뜻하고도 정감 있는 소리의 주인공들이 데뷔 40주년을 맞아 전국투어라는 이름으로 우리의 잊었던 기억과 감성의 고리를 연결한다.
올해 데뷔 40주년을 맞은 정태춘(왼쪽)-박은옥 부부.
잠시 잊었던 이들의 행보를 눈 여겨본 관객이 서울(30일~5월 7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과 제주(13일 제주아트센터 대극장) 총 7회 공연을 모두 매진시킨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이들은 부산(5월 10, 11일 부산시민회관), 전주(5월 18일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양산(6월 22일 예정)을 포함해 총 9개 도시의 상반기 투어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