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육성 기대감에 '반짝' 상승…계속 갈까?

머니투데이 박보희 기자 2019.02.26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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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뱅킹 소식에 '제자리걸음'하던 카카오·NAVER 주가 '훌쩍'…"구체적 방안 살펴야"

핀테크 육성 기대감에 '반짝' 상승…계속 갈까?


정부의 오픈 뱅킹과 수수료 인하를 골자로 하는 금융결제 혁신방안 발표에 핀테크 관련 주들이 반짝 상승했다. 기대감으로 오른 주가가 장기적 상승을 이어갈 수 있을지를 두고 투자자들의 계산이 바빠졌다.

26일 간편 결제 카카오페이와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를 운영 중인 카카오 (47,300원 ▼100 -0.21%)는 전일대비 4700원(4.78%) 오른 10만3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NAVER (181,500원 ▼1,200 -0.66%) 역시 지난 7일 12만원대로 밀려났던 주가가 13거래일만에 13만1500원으로 훌쩍 올라섰다.



장 초반 1만4600원까지 올랐던 NHN한국사이버결제 (11,310원 ▼300 -2.58%)는 장중 조정을 받아 전일대비 200원(1.12%) 상승에 멈췄다. 이 회사 대주주인 NHN엔터테인먼트 (22,900원 ▼100 -0.43%)는 2400원(3.17%) 올랐다. NHN엔터테인먼트는 관계사인 NHN한국사이버결제를 통해 간편결제 페이코 사업을 벌이고 있다.

한동안 제자리걸음을 하던 종목들의 깜짝 상승은 지난 25일 금융위원회의 '금융결제 인프라 혁신 방안'에 따른 기대감 때문이다.



금융위는 금융지주사들과 금융결제망 전면 개방, 공동결제시스템(오픈뱅킹) 도입을 합의했다. 오픈뱅킹이 도입되면 한 곳의 앱에서 모든 은행 계좌를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지금처럼 각 은행별로 앱을 따로 깔 필요가 없다. 또 토스나 카카오페이 등 핀테크 결제 사업자가 결제나 송금 업무를 하려면 각 은행과 개별적으로 제휴를 맺어야 했지만, 오픈뱅킹이 도입되면 개별 은행과 따로따로 제휴를 맺을 필요가 없다.

이용 수수료도 현재의 10% 수준인 40~50원으로 낮추기로 했다. 네이버, 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 사업자는 은행에 건당 400~500원의 펌뱅킹 수수료를 지불해 왔다. 수수료때문에 간편결제 사업자들은 매출이 늘어도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았다.

당장 수수료 인하는 수익으로 직결되는 만큼 시장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 등 관련 기업들이 가장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곳이 핀테크 쪽인데, 결제액이 늘어도 수수료도 함께 늘어나 이익 기여를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수수료 인하에 따른 비용 절감은 수익 개선에 직결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핀테크 관련 대표주인 네이버와 카카오는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고도 주가는 지지부진 상황을 이어갔다.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됐기때문이다. 두 회사 모두 '투자 확대'를 이유로 들었다. 네이버는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핀테크 사업을 강화했고, 카카오 역시 카카오페이 등 신규 사업 투자 크게 늘렸다. 투자는 늘었지만 불투명한 전망에 시장은 선뜻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지는 못했다.

문제는 구체적으로 언제 결제시스템이 구축돼 사용될 수 있을 것인지다. 금융위는 올해 안에 공동 결제 시스템을 구축해 관련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 김 연구원은 "은행 등 다른 산업들의 이해관계가 함께 움직이는 문제이기때문에 구체적으로 시기, 방법 등을 예측하기는 힘들다"고 봤다.

기대감으로 오른 주가 상승이 얼마나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실제 핀테크 관련 종목 중 일부는 장 초반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다 장 마감을 앞두고 급락했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폐쇄적인 은행 결제망을 열어 신사업을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을 뿐 구체적인 내용은 없는 상황"이라며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큰 폭으로 움직이고 있는데 아직 수혜 또는 경쟁 심화 업종들을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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