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北서 라면은 '꼬부랑국수'… 한국 라면 인기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18.07.31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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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속쏙알기]③대동강라면 생산하지만 주민들 수입제품 먹어...한국산 더 입맛에 맞다 평가도

대동강 즉석국수 /사진=북한전략센터대동강 즉석국수 /사진=북한전략센터


한국에서 라면은 '국민 간식'으로 통한다. 라면에 대한 유별난 애정으로 한국은 라면 세계 1위 소비국이 됐다. 1명당 한해 라면 소비량은 72.8개(2015년 기준), 닷새에 한번 꼴로 라면을 먹는 셈이다. 연간 라면시장 규모도 2조원에 달한다. 우리와 입맛이 비슷한 북한도 라면을 자주 먹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북한도 라면을 좋아한다. 자주 먹기 힘들 뿐이다. 라면 중에서도 한국 라면을 최고로 친다. 평양 장마당인 평성시장에서 한국 라면은 3000원(북한 내화 기준)인데 반해 중국 라면은 절반인 1500원, 북한 라면은 800원에 거래된다. 3000원은 북한 옥수수 국수 1kg을 살 수 있는 돈으로, 소위 상위층들만 한국 라면을 맛볼 수 있는 셈이다.



북한도 라면을 자체 생산하지만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다. 북한에서 최초로 라면을 생산한 것은 1970년, 평양 만경대구역 밀가루 가공공장인 '애국 국수 공장'에서였다. 이후 2010년 홍콩 자본유치를 통해 북한 대표라면 '대동강 라면' 생산이 시작됐다. 대동강 라면은 초기에는 '면'만 있던 형태에서 이후 우리의 '신라면'처럼 '스프'가 동봉된 요리 형태로 발전했다. 라면 공장 이름도 지금은 '평양 즉석 국수공장'으로 바뀌었다.

라면 공식 명칭은 도입 초기 '꼬부랑 국수'였다. 그러다 2000년부터 '즉석국수'로 바뀌었다. 지금은 두 표현이 혼용된다. 정식 명칭은 '즉석국수'이지만,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꼬부랑 국수'로 통용되는 식이다.



라면을 생산한지 약 50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북한에서 유통되는 라면은 수입제품이 대부분이다. 서민들의 시장 '장마당'에서 거래되는 라면은 대개 중국 제품이다. 가장 자주 먹는 라면은 중국 제품이지만 북한 주민들 마음 속 1위는 한국 라면이다. 중국 라면은 중국 음식 특유의 기름진 국물맛이 나는 탓이다. 2001년 탈북한 서 모씨는 "중국 라면만 먹다가 한국 라면이 장마당에 들어왔던 때가 기억이 난다"며 "한국 라면 맛이 중국 라면보다 훨씬 깔끔하고 우리한테 맞더라. 그후 중국사람들이 한국 '신라면' 짝퉁 '신래면'을 만들어서 판매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신라면은 2014년 북한이 국경 통제를 강화하기 전까지 중국을 통해 유입되던 대표 밀수품이어서 평양 내 인지도가 높다. 그외 지역에서는 한국라면을 맛보지 못한 주민들이 많다. 북한 경제전문가 김영희 박사는 "여러 식품 중에서도 라면은 북한에 가장 필요한 '식량'범주에 속하기 때문에 오히려 초코파이보다 남북경협 수혜를 더 크게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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