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호 KB증권 파생팀장은 "올 들어 ELS 발행이 폭발적으로 늘어 시장이 완벽하게 살아났다"며 "기존 투자자의 만기·조기상환 재투자가 이뤄지는 가운데 기관의 ELS·ELB 투자도 시작돼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ELS 시장이 활기를 되찾은 원인으로는 홍콩H지수의 반등이 지목된다. 3년 전 홍콩 증시 급락으로 다수 투자자에게 ELS 원금손실 가능성이 대두됐지만 올 들어 홍콩H지수가 1만2000~1만3000포인트를 회복하며 녹인(ELS의 기초자산이 손실가능구간에 진입하는 것)을 찍었던 상품 가운데 대부분이 중도·만기 상환에 성공했다.
최창규 NH투자증권 투자전략2팀장은 "2015년~2016년에 발행된 HSCEI지수 ELS에 물렸던 고객들이 최근 이익 실현을 하며 3년치 이자를 한꺼번에 받았다"며 "목돈이 들어오자 재투자 수요로 연결되면서 ELS 투자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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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 손실 대란을 일으켰던 홍콩H지수가 반등하면서 금융당국 규제가 완화된 것도 증권사들의 ELS 발행 증가로 이어졌다. 2016년 이후 금융당국은 홍콩H지수 를 기초자산으로 한 신규 ELS는 상환금액에 비례해서만 발행하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으나 최근 이 같은 규제가 완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사별로는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하나금융투자의 ELS 발행이 급증하는 추세다. 잔고 기준으로는 미래에셋대우(3월 말 기준 약 1조2000억원 내외)가 가장 많다.
최근 시장에서 고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ELS는 리자드(도마뱀) ELS다. 위기에 처한 도마뱀이 꼬리를 자르고 탈출하는 것처럼 하락장에서 한 두 차례 조기 상환에 실패해도 다시 한 번 중도상환 기회를 줘 상환가능성을 높인 구조다. 기초자산은 변동성이 높은 홍콩H지수를 기본으로 한국, 일본, 유럽 지수를 섞은 3가지 지수형 ELS의 선호도가 높았다.
정기옥 하나금융투자 투자상품실 차장은 "리자드형 ELS는 위험 방어 장치가 한 번 더 들어가 있는 상품으로 손님이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느껴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리자드 ELS가 발행량과 판매량 면에서 모두 월등하다"고 말했다.